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의 빨리감기 버전"이라고 비판하며 공급 확대 중심의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이 나올 때마다 공개 반박을 이어가면서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기조 차이도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정부 취임 1년 만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14.73%를 기록하며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첫해 상승률마저 넘어섰다"며 "천만 서울시민이 매일 체감하는 주거 위기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 심각한 것은 현재의 집값 급등이 우연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부 정책 실패의 역사와 소름 돋을 만큼 닮아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정부 출범 이후 시행된 대출 규제 강화와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정,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제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보유세 인상 예고 등을 차례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5년에 걸쳐 나타난 규제 실패의 방정식을 불과 1년 만에 압축해 보여주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의 빨리감기 버전이냐'는 시민들의 탄식이 나오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두고 "나름 잘 막아왔다"며 '정상화 과정'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오 시장은 "시장은 이미 매물이 줄고 전세 물건은 사라졌으며 월세는 치솟고 있다"며 "다주택자를 적으로 규정하며 압박할수록 집주인들은 매물을 내놓기보다 버티기를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도 매물 잠김 우려를 인정하면서 추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부동산 시장은 구호나 이념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공급 정책으로 안정된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또 다른 부동산 전쟁이 아니라 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재건축·재개발이 정상화돼 공급이 확대되는 현실적인 정책"이라며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예고된 부동산 참사의 길을 계속 갈 것이 아니라 공급 확대와 시장 정상화라는 현실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8일 이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 직후에도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에 많이 팔면서 전세 물량이 줄어든 것이고, 전세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폭등'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SNS를 통해 "현장의 고통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괴리된 시각"이라며 "전세가 소멸하는 현상은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초래한 결과이자 서민 주거 안정의 기반이 흔들리는 정책 참사"라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 서울의 전세난은 수요 변화가 아니라 과도한 규제로 공급이 줄어든 데서 비롯됐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와 대출 규제가 임대시장 위축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전세 공급의 물꼬를 막으면서 무주택자들이 턱없이 부족한 매물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며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공방은 정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정부는 세제와 금융 규제를 통한 수요 관리와 공급 확대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 민간 공급 확대가 시장 안정의 우선 과제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인식 차이는 정부와 서울시에 분산된 부동산 정책 권한과도 맞물려 있다. 세제와 금융, 대출 규제 등 거시 정책은 정부가 담당하지만 도시계획과 재건축·재개발 인허가는 서울시 권한에 속한다.
정부가 공급 확대 방침을 내놓더라도 서울시의 도시계획과 정비사업 절차가 뒷받침돼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여서 양측의 정책 공조가 시장 안정의 변수로 꼽힌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순방 이후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공급 확대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정책 전환을 직접 건의할 계획이다.
앞서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재건축·재개발 정상화와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부동산 세 부담 완화 등을 '서울시민 5대 명령'의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