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을 이야기할 때면 흔히 통제와 격리, 처벌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사회로부터 일정 기간 분리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간 ‘갇힌 자를 돌아보라’는 교정의 본질을 다른 자리에서 다시 묻는다. 한 사람을 어떻게 가둘 것인가가 아니라, 책임을 물은 뒤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인가에 관한 질문이다.
이 책은 38년 동안 교정 현장에서 수용자와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며 그들의 변화 가능성을 끝까지 믿어 온 박병선 교도관의 실천적 성찰이 담긴 기록이다.
저자는 교정을 단순한 형벌 집행의 제도가 아니라 인간 회복과 사회 재통합을 위한 사명으로 바라본다. 낙인보다 회복을, 단절보다 동행을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책 전반을 관통한다.
책 제목 ‘갇힌 자를 돌아보라’는 성경 히브리서 13장 3절의 “자기도 함께 갇힌 것 같이 갇힌 자를 생각하라”는 말씀에서 가져왔다.
저자는 이 구절을 교정 현장에서 만난 수용자들의 삶과 연결한다. 죄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묻되, 실패와 죄의 자리에서 다시 회복되어야 할 사람으로 수용자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개인의 회고록에 머물지 않는다.
도스토옙스키가 “한 사회의 문명 수준은 그 사회의 감옥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고, 처칠이 “범죄와 범죄자를 대하는 국민의 태도는 한 나라 문명의 가장 확실한 시험대”라고 말한 것처럼, 저자는 교정시설을 우리 사회의 품격을 비추는 거울로 바라본다.
사회의 가장 낮고 그늘진 곳처럼 보이는 공간에서 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결국 공동체의 수준을 보여준다는 문제의식이다.
저자 박병선은 교정 현장에서 38년간 헌신하며 처벌 중심의 교정을 넘어 인간의 회복과 사회적 재통합을 모색해 온 실천적 교정전문가다. 제주한라대학교에서 컴퓨터정보학을 전공하고 제주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수학한 뒤 동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법무연수원과 광주지방교정청을 비롯해 서울구치소, 서울동부구치소, 수원구치소, 광주교도소, 제주교도소 등 다양한 교정 현장에서 심리치료, 사회복귀, 교정교육 분야의 실무를 담당해 왔다.
현재는 민영 소망교도소 전문경력관이자 오산대학교 사회복지상담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교정 현장과 학술 연구를 연결하는 통합적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용자의 회복 가능성을 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프로그램의 방향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회복적 정의와 공중보건 모델에 기반한 범죄 예방, 중독 회복, 정신건강 지원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갇힌 자를 돌아보라'는 교정을 따뜻한 시선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수용자의 책임, 교정시설의 안전, 교도관의 헌신, 공동체의 재범방지 과제가 함께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교정은 단순히 문을 잠그는 행정이 아니라, 넘어진 사람을 다시 세우는 일이라는 저자의 문제의식은 책 곳곳에서 반복된다.
책은 딱딱한 교정학 이론서라기보다 현장과 신앙, 정책과 인간 이해가 함께 담긴 교정 현장의 기록에 가깝다.
독자는 책을 통해 수용자를 향한 회복의 시선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 안전을 지켜 온 교도관과 교정 종사자들의 헌신까지 함께 마주하게 된다. 교정이 인간의 존엄을 지키면서도 공동체의 안전을 세울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