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끝에 아내에게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70대 남편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 최경서 부장판사는 12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모씨(75)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최씨는 지난해 자신의 주거지 거실에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방 안에 있던 시너를 피해자 몸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인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전신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전신성 패혈증으로 결국 숨졌다.
재판 과정에서 최씨는 “자신의 몸에도 시너를 뿌려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객관적 정황상 이 같은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몸에서 검출된 시너 성분은 극히 소량에 불과했고, 범행 직후 피고인을 만난 딸과 지인들도 시너 냄새를 맡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와 함께 사망하려 했다는 주장은 객관적 증거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인화성이 강한 물질을 피해자에게 뿌린 뒤 불을 붙였고, 범행 방법이 매우 잔인하다”며 “피해자는 사망에 이르기 전까지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범행 이후의 정황도 불리하게 봤다. 최씨가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조치를 하지 않고 지인을 불러 대책을 상의한 점을 두고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최씨가 스스로 불을 끈 점, 고령인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전자발찌 부착 명령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상당한 중형이 선고되는 만큼 출소 이후 재범 방지를 위해 별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까지 할 필요성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구형했다.
최씨는 최후진술에서 “죽는 날까지 아내에게 용서를 빌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