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해외 일자리’를 미끼로 한국인을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에 끌어들인 뒤 감금·폭행하고 범죄 가담을 강요한 이른바 ‘캄보디아 스캠’ 사건 피해자들이 정부로부터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됐다.
26일 인신매매등 피해자 지원 주무부처인 성평등부에 따르면 정부는 캄보디아 스캠 범죄와 관련해 한국인 13명을 ‘인신매매등 피해자’로 확정했다. 노동력 착취 피해를 당한 남성 2명과 성적착취 피해를 입은 여성 11명이 지난 2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피해자로 확정됐다.
인신매매등 행위는 성매매와 성적착취, 노동력 착취, 장기적출 등 착취를 목적으로 사람을 모집·운송·전달·은닉·인계하거나 인수하는 행위를 말한다. 약취·유인, 위계, 위력 등 수단이 동원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남성 피해자 2명은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당초 안내받은 일자리와 전혀 다른 범죄행위를 강요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죄 가담을 거부하자 폭행 등 피해를 당했고, 이후 현지에서 탈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이 국내로 송환한 캄보디아 현지 범죄 피의자와는 다른 피해자들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이들의 범죄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인신매매등 피해자로 인정했다.
여성 피해자 11명은 국내에서 캄보디아 거점 조직의 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한 사례로 전해졌다. 대부분 피해 시기와 가해 조직이 서로 다른 개별 사건이다.
범죄조직은 검찰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인 뒤 호텔 등 특정 장소로 이동하게 하고 외부 접촉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전을 빼앗고 신체 사진 전송을 요구하는 등 성적착취 행위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인신매매등 피해자 인정 절차를 밟았다. 현재 이들 외에 추가로 인정 절차가 진행 중인 한국인 캄보디아 스캠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평등부는 그동안 인신매매등 사례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피해자 여부를 확정해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경찰청과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을 통해 범죄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별도 심의 없이 즉시 피해자로 확정해 지원하고 있다. 기존 사례판정위원회를 거칠 경우 피해자 확정까지 약 2개월이 걸렸다.
2023년 인신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성평등부가 발굴·지원한 인신매매등 피해자는 모두 86명이다.
올해는 지난 23일 기준 29명이 피해자로 확정됐다. 이 가운데 사례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친 피해자는 4명이고, 범죄 피해 사실이 확인돼 바로 확정된 피해자는 25명이다.
국적별로는 한국인이 16명, 외국인이 13명이다.
인신매매등 피해자로 인정되면 생계비와 법률·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성착취 피해의 경우 상담 지원과 함께 유포물 삭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기관 연계도 이뤄진다.
성평등부는 최근 전남 영광 염전 노동자 3명도 노동력 착취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했다. 올해 초에는 가수가 되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지만 실제로는 접객과 성매매를 강요당한 필리핀 국적 피해자도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한 바 있다.
정부는 앞으로 수사와 점검 과정에서 인신매매 의심 피해자가 발견되면 곧바로 성평등부로 연계할 수 있도록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성평등부는 법무부와 경찰청,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이 피해자를 발견하는 즉시 지원 절차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