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대형 불법 안마시술소 줄줄이 단속…경찰, 온라인 광고망까지 겨눈다

서울청 풍속단속계, 성매매 알선 혐의 업소 관계자 입건
‘단속 불문율’ 깨지나…사이버 전담팀 신설 뒤 강남권 집중 수사

 

경찰이 사각지대처럼 여겨졌던 서울 강남역 일대 대형 안마시술소를 상대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표면상 안마시술소 간판을 내걸고 영업하지만 실제로는 성매매 알선이 이뤄지는 업소들이 최근 잇따라 적발되면서, 강남권 성매매 안마업소를 둘러싼 수사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26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풍속단속계는 최근 강남역 일대에서 불법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대형 안마시술소를 단속하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른바 바지사장 A씨 등 관계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업소 내부에서 확보한 자료와 예약용 휴대전화, 영업 장부 등을 토대로 실제 운영자와 광고·예약 구조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단속은 업소 한 곳을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남역 일대 성매매 안마업소 전반의 영업 구조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찰은 올해 3월 서울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에 ‘풍속범죄 사이버 전담 수사팀’을 처음 신설하고 성매매 알선 사이트와 불법 도박 사이트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현장 업소를 단속하는 동시에 손님을 유입시키는 온라인 광고망과 예약 전화, 대포폰, 계좌 흐름까지 함께 추적하고 있다.

 

강남역과 서초 일대에는 불법 성매매 안마시술소가 상당수 영업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업소는 대로변 건물이나 역세권 상가에서 장기간 영업했고, 지구대나 파출소와 멀지 않은 곳에서도 간판을 내걸고 운영됐다.

 

그러나 현장 단속만으로 성매매 알선 혐의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았다.

 

업소들은 예약 손님만 출입시키고, 출입문을 여러 겹으로 잠그거나, 경찰 출동에 대비해 여성 종업원을 별도 공간으로 숨기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해왔다.

 

신고를 받고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더라도 손님들이 “안마를 받으러 왔다”고 진술하고, 성매매 대금 수수 정황이나 관련 물품이 곧바로 확보되지 않으면 혐의 입증이 어려워지는 구조다.

 

단속기관과 업소 사이의 유착 가능성도 강남권 단속이 쉽지 않았던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2024년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업소유착 비위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업소유착 비위로 징계를 받은 경찰은 모두 42명이었다.

 

유형별로는 금품·향응 수수가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단속정보 제공 7건, 사건청탁 6건, 단속중단과 사건 부당처리가 각각 1건이었다. 유착이 발생한 업소 중에서는 성매매 업소가 19건으로 가장 많았다.

 

강남권 안마시술소 단속이 쉽지 않았던 사정은 과거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2019년 서울 강남구청역 인근의 한 대형 안마시술소는 강남 한복판에서 장기간 영업을 이어갔지만, 단속에 나선 것은 관할 경찰서가 아니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였다.

 

당시 경찰은 현장을 급습해 손님과 여성 종업원 등 10여 명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해당 업소는 연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강남권 대형 안마업소로 알려졌다.

 

당시 단속 과정에서는 업소 관계자들이 건물 출입구를 봉쇄하면서 경찰타격대 출동까지 요청됐다.

 

현장에는 60여 명의 인원이 투입됐고, 단속 인원들은 상당한 대치 끝에야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지역 유착이나 단속 정보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서울청 광역수사대가 직접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관작업’이라는 표현도 공공연히 사용된다. 단속 정보를 미리 받거나, 경찰 출동 전에 종업원과 손님을 숨기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기도 한다.

 

과거 강남권 안마시술소에서 일했다는 한 관계자는 “경찰이 온다는 말을 미리 듣고 여성 종업원들은 비밀 공간으로 숨고, 손님에게는 안마를 받으러 왔다고 말하라고 한다”고 전했다.

 

안마시술소 제도를 악용하는 구조도 단속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행 제도상 안마시술소 개설·운영에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자격과 관련 절차가 필요하다.

 

이 제도는 시각장애인의 직업권과 생계 보호를 위해 마련됐지만, 일부 업소가 이를 성매매 영업의 외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제도 자체는 보호돼야 할 생계 기반이지만, 일부 업소가 이를 악용해 실제 안마보다 성매매 알선 중심으로 영업하는 경우가 있다”며 “단속 이후 생존권 침해를 주장하는 항의 집회나 민원이 제기되는 경우도 있어 현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처벌 수위가 낮아 재영업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다시함께상담센터가 고발한 성매매 업소 형사·행정처분 자료 197건을 분석한 결과, 형사처분이 확인된 128건 중 벌금형은 100건으로 78.1%를 차지했다.

 

평균 벌금액은 304만6000원 수준이었다. 월 수천만 원대 수익을 올리는 대형 업소 입장에서는 벌금형만으로 영업을 중단하게 만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경찰이 이번 단속에서 온라인 광고망까지 함께 들여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용자들은 포털 검색, 성매매 광고 사이트,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업소 정보를 접한다.

 

광고 사이트에는 여성 사진, 연락처, 위치, 가격대, 후기 등이 올라오고, 접속 차단이 이뤄지면 주소를 바꿔 다시 운영되는 방식이 반복된다. 현장 업소를 단속하더라도 광고 플랫폼과 예약망이 남아 있으면 손님 유입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경찰 관계자는 “업소 한 곳을 단속하고 끝내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며 “어디서 광고가 올라왔고, 누가 사이트를 운영했으며, 예약과 정산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 플랫폼과 실제 업주, 범죄수익 흐름을 함께 추적해 재영업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