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 받은 ‘계엄 저지 장교’가 피의자로…조성현 ‘내란 혐의’ 입건 두고 엇갈린 평가

“부당한 지시 막은 군인” vs “최초 하달도 책임져야”
특검,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 전달 경위 조사 방침

 

12·3 비상계엄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이 계엄 당일 국회 주변 병력 투입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을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법조계와 군 안팎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조 전 단장이 군 지휘체계 안에서 상부 명령을 전달했다가 뒤늦게 부당성을 인식하고 병력 진입을 멈춘 것인지, 아니면 국회 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뒤늦게 지시를 번복한 것인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창영 특별검사가 이끄는 특검팀은 조 전 단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 전 단장은 비상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 출동 지시를 받은 뒤 이를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조 전 단장이 이 전 사령관의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에 따라 서강대교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병력에 국회 투입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시 조 전 단장이 “총기와 공포탄은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투입하라. 임무는 국회 내부 인원을 끌어내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정황을 특검팀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 전 단장은 이후 병력의 국회 진입을 멈추게 한 인물이기도 하다. 조 전 단장은 이튿날 오전 1시쯤 “시민과 부하들이 다칠 수 있다”며 병력에 서강대교에서 대기하라고 다시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전 단장은 비상계엄 이후 수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서도 관련 증언을 여러 차례 했다.

 

그는 헌법재판소 등에 출석해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국회에 진입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지만, 임무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해 재검토를 요구했고 후속 부대에는 서강대교를 넘지 말고 기다리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국방부도 조 전 단장의 행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9월 조 전 단장이 비상계엄 발령 초기부터 불법·부당한 명령을 따르지 않고 국민과의 충돌을 피하는 데 기여했다며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월 국방부 지휘통제실을 찾아 조 전 단장을 격려했다.

 

그러나 특검은 조 전 단장이 이후 병력 진입을 멈췄더라도 최초 지시 전달 행위 자체를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상부 지시를 예하 부대에 전달하고 국회 투입 준비를 시킨 행위가 실제 국회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기여했는지가 쟁점이다.

 

일각에서는 조 전 단장을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군 지휘체계상 상급자의 명령을 즉시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 전 단장이 뒤늦게라도 부당성을 인식하고 병력 진입을 막았다면 처벌보다 그 결단을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조 전 단장이 서강대교 대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면 국회 주변 충돌이 더 커졌을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반면 피의자 입건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회 진입과 의원 강제 배제는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의혹인 만큼, 최초 지시를 전달한 지휘관의 역할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병력 투입이 무산된 뒤 지시를 멈췄다는 사정만으로 처음부터 불법 명령에 저항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는 수사와 재판에서 가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쟁점은 조 전 단장이 언제, 어떤 이유로 지시를 멈췄는지다.

 

상부 명령을 전달한 뒤 현장 상황과 임무의 위법성을 인식해 제동을 건 것인지, 아니면 국회 진입이 사실상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 뒤 책임을 줄이기 위해 병력을 멈춰 세운 것인지가 판단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다음 달 초 조 전 단장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