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發 '징계 내전' 본격화하나…국힘 윤리위 재가동에 계파 충돌

'친한계' 겨눈 징계안 다수 접수
비당권파 "민주주의 훼손" 반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방선거 이후 중단했던 징계 심의를 재개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비당권파 인사들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이어 윤리위가 다음 달 6일 전체회의를 열기로 하면서 당내 긴장감도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리위가 검토할 안건에는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 인사들에 대한 징계 요청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를 겨냥한 징계 요구는 지난 3월부터 이어졌다. 당시 이상규 당 대표 정책특보 등 원외당협위원장 10여 명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대구 일정에 동행한 김예지·안상훈·진종오·정성국·배현진·우재준·박정훈 의원과 김경진 전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해 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5월에는 한지아 의원이 한 의원의 부산 북갑 예비후보 등록 현장을 찾자 장 대표가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후 친한계를 겨냥한 유사한 징계 요청이 수백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가 윤리위를 통해 당 기강 다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과 사실상 비당권파를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장 대표는 최근 공개 발언에서도 징계 가능성을 거듭 내비쳤다. 지난 26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는 "지도부를 공격하는 인사들"을 언급하며 오세훈 서울시장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김재섭 의원과 개혁 성향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김용태·우재준 의원을 직접 거명했다.

 

윤리위 개최를 앞두고 지도부 내부 분위기를 보여주는 장면도 공개됐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강명구 조직부총장이 당직자와 텔레그램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해당 대화에는 배현진·진종오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 박상수 전 대변인 등을 언급하며 "명분이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분명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즉각 선을 그었다. 당은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여러 사람에게 의견을 구하는 과정에서 받은 내용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고 강명구 의원 개인의 의견으로도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비당권파는 징계 움직임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징계받아야 할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라며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는 이미 법원에서 효력이 정지됐다. 같은 사안을 다시 징계한다고 법원이 다른 판단을 내리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당권파가 권력을 앞세워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면 장 대표의 사퇴 명분만 더 커질 것"이라며 "국민에게 당의 비민주적 모습을 보여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진종오 의원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리위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제 행동은 국민 눈높이에 어긋난 것이 아니었다"며 "보수를 다시 세워야 하는 시기에 지도부가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역시 지도부 내부에서 징계 논의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채널A 유튜브에서 "한동훈 의원에 대한 징계가 적절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며 "그를 도운 사람들까지 징계한다면 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필요한 징계 논란은 당내 분열만 키울 수 있다"며 "징계 국면이 현실화한다면 이를 막는 것도 최고위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윤리위가 실제 징계 심의에 착수할 경우 의결 절차와 징계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규상 탈당 권유와 당원권 정지, 경고는 열흘간의 재심 청구 기간을 거친 뒤 최고위원회 의결 없이 확정된다. 반면 최고 수위인 제명은 최고위 의결을 추가로 거쳐야 한다.

 

비당권파는 윤리위가 어떤 안건부터 심의할지도 주목하고 있다. 장 대표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유튜버 고성국씨는 지난 2월 서울시당 윤리위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을 당사에 게시하자고 주장한 일로 탈당 권유 징계를 받았고, 이의를 신청하면서 사건은 중앙윤리위로 넘어간 상태다.

 

비당권파는 선입선출 원칙에 따라 고씨 안건이 친한계 징계안보다 먼저 심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친한계 안건부터 처리될 경우 윤리위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