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장례 뒤 날아온 ‘상간 소장’…“상속인이 불륜 소송까지 이어받아야 하나요”

사망한 배우자 상대로 제기된 손배소,
소송 중단 뒤 상속인 수계 문제로 이어져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망 뒤 외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아내가 남편을 상대로 제기된 상간 손해배상 소송까지 이어받을 처지에 놓였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결혼 15년 차 워킹맘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학원 강사로 일하는 A 씨는 건설회사 현장 관리직으로 근무하던 남편과 바쁜 일상을 보내왔다. 남편은 출장으로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지만, A 씨는 오히려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부부 사이를 더 애틋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남편은 아이들을 유난히 살뜰하게 챙기기 시작했다.

 

A 씨는 갑자기 다정한 아빠가 된 남편의 모습이 낯설기도 했지만, 남편이 회사에서 예정보다 일찍 진급하면서 여유가 생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A 씨는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슬픔을 추스르던 중 낯선 여성이 보낸 상간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받았다.

 

A 씨는 그제야 남편이 생전 외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남편 사망 뒤 소장을 통해 알게 된 것도 충격이었지만, 이후 A 씨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닥쳤다. 남편이 사망했기 때문에 상속인인 자신이 해당 소송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설명을 들은 것이다.

 

A 씨는 “죽은 남편의 불륜 문제로 자신이 소송까지 치러야 한다는 상황에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낀다”며 “자신 역시 남편의 상간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인적 사항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소송이 가능한지, 증거는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지, 위자료는 어느 정도 인정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남편을 상대로 제기된 상간 손해배상 소송은 남편 사망으로 절차가 중단되고, 원칙적으로 상속인이 소송을 수계하게 된다”며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재산상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기 때문에 남편에게 인정될 수 있었던 손해배상채무도 상속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속채무 부담을 피하거나 제한하려면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정법원의 한정승인 수리심판은 신고가 일응 요건을 갖췄는지를 보는 절차이기 때문에, 한정승인의 효력 자체가 다퉈질 경우 별도 민사소송에서 다시 판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편의 상간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제3자가 부부 일방과 부정행위를 해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한 경우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상대방의 주소를 모르는 경우에도 소송 과정에서 주소보정이나 사실조회 등을 통해 인적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며 “부정행위의 존재와 기간, 혼인관계 침해 정도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위자료 액수는 혼인기간,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 자녀와 가정에 미친 영향, 사건이 드러난 경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며 “남편 사망 이후 소장을 통해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사정도 참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며 “외도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 상대방을 언제 특정할 수 있었는지 관련 자료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