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 못 받은 채 교도소행…대법 “재심청구 없어도 파기 가능”

피고인 소재 확인 못 해 불출석 재판…

 

기소 사실을 알지 못한 피고인에 대해 1·2심 재판이 진행돼 징역형이 확정됐더라도, 이후 상고권 회복 절차를 거쳐 대법원에 상고했다면 별도로 재심을 청구하지 않아도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A 씨 사건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공모해 금융기관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로부터 대출상환금 명목으로 710만 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 씨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보고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A 씨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한 뒤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소송촉진특례법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을 넘는 징역·금고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송달이 되지 않고 6개월이 지나도록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 피고인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로 열린 2심은 1심의 공시송달 결정에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봤다.

 

1심이 송달불능보고서 접수일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에 공시송달 결정을 했다는 이유였다. 다만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한 뒤 다시 심리해 A 씨에게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A 씨 측 모두 상고기간 안에 상고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A 씨는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지 못해 공소가 제기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상고권 회복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A 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1·2심 재판에 출석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으므로 소송촉진특례법상 재심청구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원심법원에 별도로 재심을 청구하지 않았더라도, 상고권 회복 결정을 받아 상고를 제기했다면 형사소송법상 상고이유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으로서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새롭게 소송절차를 진행한 뒤 다시 심리·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