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1년 이상 징역 또는 금고형이 확정된 수형자와 가석방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다시 합헌 결정을 내리자 인권단체들이 “국제인권법의 취지를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전쟁없는세상, 천주교인권위원회는 2일 공동논평을 내고 “보통선거권을 보장하는 국제인권법의 취지조차 무시한 헌법재판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지난달 24일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2호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청구인 10명 중 일부의 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했다. 법정의견은 재판관 5명, 반대의견은 재판관 4명이었다.
문제가 된 공직선거법 조항은 선거일 현재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않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되지 않은 사람에게 선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형 1년 이상이 확정돼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수형자와 잔형기가 남은 가석방자는 선거에서 투표할 수 없다.
이번 헌법소원은 2025년 6월 3일 실시된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한 수형자 10명이 같은 해 9월 제기한 사건이다.
이들은 1년 이상의 징역형이 확정됐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은 헌법상 보통선거 원칙과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1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공동체에 상당한 위해를 가한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인정된 사람이고, 형 집행이 종료될 때까지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형사책임의 경중과 비례한다” 설명했다.
이어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반대의견을 낸 재판관 4명은 선거권 제한이 시민으로서의 책임성 함양이나 법치주의 존중 의식 제고에 기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수형자 선거권 제한 조항은 그동안 여러 차례 헌재 판단을 받아왔다.
헌재는 2014년 집행유예자까지 선거권을 제한하던 종전 조항에 대해 집행유예자 부분은 위헌, 수형자 부분은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이후 국회는 2015년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집행유예자는 선거권 제한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실형 1년 이상이 확정된 수형자와 가석방자에 대해서는 제한을 유지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결정이 유엔 자유권위원회의 판단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선거권을 박탈당한 이들이 낸 개인진정 사건에서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자유권규약이 보장한 보통선거권 침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는 자유권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국제법적 의무가 있는데도 수형자 선거권 제한 법률에 대한 개선 계획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형사책임을 지는 것과 시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수형자도 자유박탈 외에는 일반 국민과 동일한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