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보다 20배 빠른 속도”…LG유플러스 5G 과장광고 과징금 소송 패소

이론상 최고속도 앞세운 광고 제재 정당
LG유플러스, 공정위 제재 불복했지만 패소

 

이동통신 서비스의 핵심 품질인 ‘속도’를 실제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처럼 광고했다면, 제한 문구를 일부 붙였더라도 표시광고법상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4세대 이동통신(LTE)보다 20배 빠른 것처럼 광고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8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LG유플러스가 처분에 불복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3부(고법판사 박영주 김민기 최항석)는 지난달 24일 LG유플러스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쟁점은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 전후 내세운 ‘최고속도 20Gbps’,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 등 표현이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부당 광고에 해당하는지였다.

 

LG유플러스 측은 20Gbps가 이론상 최고속도라는 점과 실제 속도가 이용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제한사항을 표시했으므로 소비자가 이를 실제 속도로 오인할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5G 서비스의 속도가 LTE보다 20배 빠른 것처럼 광고한 부분에 대해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광고한 것”이라며 거짓·과장 광고 및 기만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20Gbps는 5G 기술표준상 목표 속도에 가까운 수치”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주파수 대역과 단말기, 기지국 등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자가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속도처럼 광고했다”고 지적했다.

 

제한 문구를 표시했다는 사정만으로 위법성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광고에 제한사항이 표시됐다고 하더라도, 광고의 전체적인 인상과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를 고려하면 5G 서비스의 실제 이용 속도에 대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경쟁사와의 속도 비교 광고도 문제 됐다.

 

LG유플러스는 속도 측정 결과를 근거로 “5G 속도 측정 1위”, “U+가 5G 속도에서도 앞서갑니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특정 조건에서의 비교 결과를 전체 서비스 품질의 우위로 일반화한 광고로 봤다.

 

재판부는 “적정하지 않은 비교 방법과 비교 내용”이라며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소비자들이 LG유플러스의 5G 서비스 속도가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보다 빠르다고 잘못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데이터 속도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성능·품질로서 소비자들의 구매 선택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에 관한 거짓·과장 광고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이동통신 서비스 구매 결정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공정위는 2023년 이동통신 3사가 5G 서비스 속도를 거짓·과장, 기만적으로 광고하고 자사 서비스가 경쟁사보다 빠른 것처럼 부당하게 비교 광고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전체 과징금 규모는 약 336억 원으로, LG유플러스에는 28억5000만 원이 부과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통 3사는 5G 서비스 상용화가 시작되던 2019년 4월 전후로 ‘최고속도 20Gbps’,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 ‘대용량 파일을 1초 만에 전송’ 등 표현을 광고에 사용했다.

 

또 각사별 속도 측정 결과를 내세워 자사 5G 서비스가 경쟁사보다 우수한 것처럼 홍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