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증 본격 시행...개인정보 보호는 과제

휴대전화 개통절차 다중인증 강화
기본권·개인정보 침해 우려 여전히 논란

 

휴대전화 신규 가입이나 번호이동을 할 때 신분증 확인만으로 개통하던 방식이 안면인증 등 다중 인증 절차를 거치는 방식으로 강화됐다. 보이스피싱과 대포폰 범죄를 막겠다는 취지지만, 얼굴 정보 수집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사의 대면·비대면 개통 채널 전체에서 강화된 본인확인 절차가 적용된다.

 

신규 가입이나 번호이동 신청자는 안면인증,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앱, 당일 발급 주민등록초본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인증을 마쳐야 개통할 수 있다. 기존 통신사에서 단말기만 바꾸는 기기변경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안면인증을 선택한 경우에는 패스(PASS) 앱을 통해 촬영한 얼굴 사진과 신분증 사진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한 차례 개통 절차에서 최대 세 차례까지 안면인증을 시도할 수 있으며, 실패하더라도 스마트폰 보유자는 모바일 신분증 앱으로,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에는 당일 발급한 주민등록초본으로 대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휴대전화가 금융거래와 본인인증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는 만큼 개통 단계에서부터 명의도용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신용불량자나 취약계층에게 대출을 미끼로 명의를 빌리게 한 뒤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이른바 ‘내구제폰’을 막기 위해 개통 과정에서 불법성을 사전에 안내하고, 고위험군의 고가 단말기 할부 개통도 제한하기로 했다. 외국인 대상 인증체계도 법무부와 협조해 단계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개인정보 침해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을 필수화할 계획이었으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를 받아들여 모바일 신분증 앱과 주민등록초본 등 대체 수단을 허용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과기정통부는 효과가 제한적이면서도 인권 침해 우려가 큰 휴대전화 가입 안면인증 정책 시행을 즉각 중단하고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얼굴인식정보와 같은 생체정보는 유출되거나 남용될 경우 변경이 어렵고, 피해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변 등은 “안면인증 후 삭제한다고 하지만, 몇만 개에 이르는 휴대전화 유통점에서 얼굴인식정보의 남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법적 근거가 사후적으로 마련되는 점도 문제 삼았다.

 

시민단체들은 과기정통부가 10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안면인증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법적 근거는 정책 시행의 최소한의 요건”이라며 “우선 시행하고 사후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은 그동안의 기본권 침해를 방치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모바일 신분증 앱은 스마트폰 보유를 전제로 하고, 주민등록초본은 당일 발급이 필요해 실제 현장에서는 안면인증이 사실상 기본 절차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시민단체들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전 국민에게 생체정보 인증 부담을 지울 것이 아니라, 주민등록번호와 연계정보(CI) 등 보편적 개인식별자 제도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중국은 통신사기 방지를 위해 2019년 안면인증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후 생체정보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안면정보 보관과 외부 전송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수정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인증에 사용된 생체정보를 본인 확인 후 즉시 파기하고 있으며, 사전 점검 과정에서 정보 유출 관련 취약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다중인증 체계를 보완할 계획이다. 8월에는 금융권 사례를 참고한 추가 인증수단을 검토하고, 9월에는 주민등록초본 진위 확인을 자동 연계한다.

 

10월에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안면인증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11월부터는 원치 않는 신규 개통을 차단하는 가입제한서비스를 기본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