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지위 이용한 범행”…김하늘 양 유족에 대전시 배상책임 확정

법원 “직무집행과 밀접한 관련”…
학교장 개인 책임은 중과실 없어 기각

 

대전의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1학년 김하늘 양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교사의 소속 지방자치단체인 대전시가 유족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확정됐다.

 

법원은 범행이 학교 안에서 이뤄졌고, 교사라는 지위와 학생과의 신뢰관계를 이용한 측면이 있어 국가배상법상 직무집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학교장 개인에 대해서는 사전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고의에 가깝게 방치하거나 방기한 정도의 중과실이 인정되지는 않는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시는 김하늘 양 유족이 시와 명재완, 하늘 양이 다닌 학교 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부모와 동생에게 각각 1억900만 원, 1800만 원을 지연이자와 함께 지급하라는 1심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원고 측도 판결을 받아들이면서 대전시에 대한 배상 책임 부분은 확정됐다.

 

명재완도 같은 범위에서 배상 책임을 부담하도록 판결받았지만, 판결문 도달 시점이 달라 아직 이의제기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까지 항소 의사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족은 명재완과 함께 대전시, 학교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약 2억3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명재완이 대전시 소속 공무원인 교사로 근무하던 중 범행을 저지른 만큼 대전시에 국가배상법상 책임이 있고, 학교장도 명재완의 이상 징후를 인지하고도 고발이나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명재완의 범행을 단순한 개인 범죄로 볼 것인지, 아니면 교사의 직무와 관련된 행위로 볼 수 있는지였다.

 

대전시 측은 명재완의 범행이 교사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행위가 아니므로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질 사안이 아니라고 맞섰다.

 

또 학교안전공제회를 통해 위자료가 지급된 만큼 손해가 이미 전보됐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대전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명재완이 학교 시청각실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아동에게 “책을 주겠다”고 말해 유인한 점 등을 근거로 범행이 교사의 직위와 학교 내 근무환경을 이용해 이뤄졌다고 봤다.

 

국가배상법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다.

 

법원은 “명재완의 범행이 교사 본래의 교육행위는 아니지만, 외형상 교사의 지위와 직무 환경을 이용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학교안전공제회가 이미 지급한 위자료는 배상액 산정 과정에서 고려했다.

 

반면 학교장에 대한 청구는 기각됐다.

 

법원은 “학교장이 학생과 교직원 보호·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정도의 중과실이 인정되기는 어렵다”며 “학교장이 범행 전 명재완과 면담하고 휴직을 권고한 점, 전문기관에 대응책을 문의한 점, 교육당국에 협조를 요청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