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600억 받아주겠다"…전 경찰청 차장, 징역 15년 구형

"피고인은 전달 보조 역할" 주장
검찰 "신뢰를 이용한 거액 편취"

 

횡령 피해를 본 건설사 회장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주겠다며 현금과 외제차를 챙긴 혐의를 받는 전 경찰청 차장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윤성열)는 전 경찰청 차장 A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징역 15년과 추징금 10억원, 가납 명령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경찰 후배 B씨와 함께 700억원대 횡령 피해를 본 건설사 회장 C씨를 상대로 "합의금 600억원을 받아주겠다"고 속인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현직 검사 등과의 친분을 내세워 로비가 가능한 것처럼 말하며 C씨로부터 현금 10억원과 시가 2억6500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를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고위 경찰 출신이라는 신뢰를 악용해 거액을 편취했고, 형사사법 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전반적으로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공범인 B씨가 범행을 주도했고 A씨는 내용을 전달하는 보조적 역할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가 경제적 이익을 취한 사실은 없고, 오히려 공범에게 부동산 사업 명목으로 거액을 건넸다가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이기도 하다”며 “피해 회복을 위해 배우자의 예·적금을 해지해 2억원을 마련하는 등 진심으로 사죄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어리석은 판단으로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안기고 공직자로서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평생 반성하며 새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한편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의 재판도 같은 재판부에서 진행 중이다. B씨는 지난 1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가 지난 3월 충북 음성의 한 골프장에서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