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전세보증금 9억원짜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맞벌이 부부 A씨와 B씨는 최근 내 집 마련을 위해 매물을 알아보다가 계획을 접었다.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받고 주택담보대출을 최대한 받더라도 서울 평균 가격대 아파트를 사려면 수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예금과 전세보증금을 매매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취득세와 중개보수, 이사비용까지 고려하면 추가 부담이 3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자 당분간 전세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8311만원이다. 전세보증금 9억원을 모두 매매대금으로 사용하더라도 6억8311만원이 부족하다.
현행 대출 규정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4억원을 받으면 별도로 마련해야 할 금액은 2억8311만원이다. 취득세와 중개보수, 이사비용 등 부대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KB국민은행에서 대출받을 경우 부족액은 3억8311만원으로 늘어난다. 국민은행이 10일부터 지역과 주택가격에 관계없이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동안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191만원, 올해 1월보다 6149만원 올랐다. 중위가격은 12억5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평균 매매가격은 강북 14개 자치구가 11억5709만원, 강남 11개 자치구가 19억6655만원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부터 주택가격별 차등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최대 4억원의 대출 한도가 적용되는 구간에 해당한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적용되는 담보인정비율도 80%에서 70%로 낮아졌다. 실제 대출 가능액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소득, 기존 부채 등에 따라 상한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
은행권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일부 대출모집인 채널의 신청을 중단하거나 접수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해 대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정하고 금융회사별 주택담보대출 관리 목표도 별도로 두기로 했다.
주택 구입이 어려워진 수요가 임대차시장에 머물면서 전세와 월세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1.43% 올랐고,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39.5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도 전년 같은 달보다 9.1% 상승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5억원을 넘어섰지만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적용되는 대출 한도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일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줄인 점을 언급하며 “평균 15억원짜리 아파트를 도대체 사라는 것이냐, 사지 말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등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대출 제한을 완화하고, 유휴부지 개발 등을 통해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