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자녀 보호제도 시행 앞둔 법무부…세부 운영기준은 '미정'

예산·전담인력 확보, 구체안 없어
현장선 제도 안착 위한 준비 촉구

 

부모가 교정시설에 수용되면서 돌봄과 생계 지원이 끊긴 자녀를 국가 보호체계에 연계하는 제도가 오는 12월 본격 시행된다. 그러나 법 시행을 5개월여 앞두고도 현장에 투입할 인력과 예산, 기관 간 협력체계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개정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수용자자녀를 법률상 보호 대상으로 처음 명시했다.

 

그동안 수용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더라도 교정기관이 자녀의 생활 상태와 양육환경을 의무적으로 확인하거나 지방자치단체에 지원을 요청하는 제도적 장치는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았다.

 

수용자나 가족이 직접 보호조치를 신청하지 않으면 부모의 수감으로 홀로 남거나 조부모·친척에게 맡겨진 자녀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개정법에 따르면 교정시설은 신입 수용자의 자녀 유무와 양육환경을 조사하게 된다.

 

보호가 필요한 자녀가 확인되면 조사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알리고 아동보호조치와 긴급복지 등 공적 지원체계에 연계할 수 있도록 했다.

 

수용자와 자녀의 접견을 지원하고 출소 후 가족관계 회복을 돕기 위한 근거도 마련됐다.

 

수용자가 머물 교정시설을 결정할 때 자녀의 주거지를 고려하고, 법무부가 수립하는 교정정책 기본계획에 수용자자녀 지원과 인권보호 방안을 포함하도록 했다.

 

다만 개정법은 수용자자녀 지원의 기본 원칙과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양육환경을 어떤 방식으로 조사할지, 조사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에 어떻게 전달할지, 접견 횟수와 시간을 어느 범위까지 확대할지 등은 하위 규정과 업무절차를 통해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더시사법률>이 법무부에 제도 시행 준비 상황을 확인한 결과, 법무부는 “신입 수용자의 자녀 양육환경을 조사해 그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알릴 수 있도록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며 “수용자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복리 증진을 위해 접견 횟수와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수용자자녀를 지원할 체계를 구축하고 민간 지원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긴급구호물품 지급과 전담인력 배치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 시행을 5개월여 앞둔 현재까지 제도의 추진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법무부는 양육환경 조사 항목과 방식, 지방자치단체 통보 시점과 절차, 접견 확대 대상과 횟수·시간 등 현장에서 적용할 세부 기준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전담인력의 배치 기관과 규모, 별도 충원 여부 또는 기존 교정공무원에게 업무를 맡길지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하지 않았다.

 

수용시설 결정 과정에서 자녀의 주거지를 고려하는 기준 역시 마련 단계에 있다.

 

법무부는 “개정법 시행 전까지 관련 법령과 업무절차 등을 검토해 구체적인 운영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개정 취지에 맞게 수용자자녀의 주거지가 적정하게 고려될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교정 관계자는 “양육환경 조사부터 지방자치단체 통보, 접견 확대까지 일선 교정시설이 새로 맡아야 할 업무가 적지 않다”며 “전담인력과 예산, 기관별 역할을 조속히 확정하지 않으면 시행 초기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업무지침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정법은 오는 12월 24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