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몸통시신' 장대호, 언론사 상대 손배소…항소심도 패소

"무조건 싸워라" 지식인 답변도
法 "비밀 인정…부정 취득 아냐"

 

'한강 몸통시신 사건'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장대호가 자신의 과거 온라인 게시글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항소심도 패소했다.

 

법원은 게시글 작성자가 장대호라는 사실은 정보통신망법상 '타인의 비밀'에 해당할 수 있지만 언론사가 이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했다고 볼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3부(부장판사 예지희·김홍준·김연하)는 장대호가 서울신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장대호가 항소심에서 청구한 위자료는 100만원이다.

 

장대호가 문제 삼은 기사는 그의 신상이 공개된 직후인 2019년 8월 서울신문이 보도한 기사다. 당시 서울신문은 신상 공개 사실을 전하면서 다른 언론 보도를 인용해 장대호가 과거 인터넷 게시판에 익명으로 남긴 게시글을 소개했다.

 

기사에는 장대호가 2007년 학교폭력을 고민하는 학생의 네이버 지식인 질문에 "무조건 싸워라", "의자 다리 모서리 부분으로 상대방 머리를 쳐야 한다", "싸움을 많이 해 본 사람이 나중에 커서 성공한다"고 답변한 내용이 담겼다.

 

2016년 인터넷 숙박업 커뮤니티에 조직폭력배 손님과 실랑이를 벌인 경험을 소개하며 "'몸에 문신하면 흉기 안 들어가?'라고 말하면 고객의 태도가 바뀐다"고 적은 게시글도 함께 인용됐다.

 

장대호는 익명 게시글 작성 사실이 정보통신망법상 보호되는 '타인의 비밀'에 해당하는데도 기자가 이를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취득해 공개했고, 이 과정에서 인격권도 침해됐다며 2024년 12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장대호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게시글 작성자가 장대호라는 사실 자체는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정보인 만큼 정보통신망법상 '타인의 비밀'에 해당할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다만 언론사가 이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했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게시글은 살인 사건 수사 과정에서 조사·수집됐고, 다른 언론사가 이를 먼저 보도했으며 피고 역시 공개된 보도 내용을 인용해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비밀을 취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언론중재법 위반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취재 과정이나 보도 방식에 위법성이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해당 기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공익적 보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보도 내용 역시 진실에 부합하는 만큼 언론중재법상 위법성 조각 사유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게시글은 장대호의 범행 경위와 심리 상태를 유추할 수 있는 자료"라며 "이미 신상이 공개된 상황에서 이 사건 보도로 인해 새롭게 발생한 인격권 제한의 정도도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며 장대호의 항소를 기각했다.

 

한편 장대호는 2019년 8월 자신이 근무하던 모텔에서 투숙객을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피해자가 시비를 걸고 숙박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