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 급증·교정공무원 확충은 제자리
마약류와 사기·횡령 수형자, 고령·여성 수용자가 빠르게 늘고 중장기형을 선고받은 수형자도 증가하면서 국내 교정시설의 과밀수용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 인원 증가 속도를 시설 정원과 교정공무원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단순한 가석방 확대만으로는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법무부가 발간한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의 수용정원은 2016년 4만 6600명에서 2025년 5만 614명으로 4014명, 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일 평균 수용인원은 5만 6495명에서 6만 3680명으로 7185명, 12.7% 늘어 지난해 평균 수용률은 125.8%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 이후 수용정원은 4만 8980명에서 5만 614명으로 1634명, 3.3% 증가한 반면 1일 평균 수용인원은 5만 2368명에서 6만 3680명으로 1만 1312명, 21.6% 늘어 정원과 수용인원의 격차가 빠르게 벌어졌다.
교정공무원 정원도 수용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2016년 1만 5841명이던 교정공무원 정원은 2025년 1만 6762명으로 921명, 5.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3년 1만 6776명까지 늘었다가 2024년 1만 6716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1만 6762명에 머물렀다.
범죄 유형·성별·연령 변화가 과밀 부추겨
과밀수용의 원인은 수용시설 부족에만 있지 않다. 교정시설에 들어오는 수용자의 범죄 유형과 연령, 성별, 형기 구조가 동시에 달라지면서 한정된 시설과 인력에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
절도와 강도 수형자는 줄었지만 사기·횡령과 마약류 수형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사기·횡령 수형자는 2016년 7699명에서 2025년 1만 493명으로 2794명, 36.3% 증가했고 전체 수형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1.1%에서 24.4%로 3.3%p 높아졌다.
마약류 수형자는 같은 기간 1890명에서 4188명으로 2298명, 121.6% 늘었고 비율은 5.2%에서 9.7%로 상승했다.
반면 절도 수형자는 4061명에서 2727명으로 32.8% 감소했고 강도 수형자는 2552명에서 1440명으로 43.6% 줄었다.
살인 수형자도 3584명에서 3063명으로 14.5% 감소해 교정시설 내 수용자 구성은 재산·강력범죄에서 경제범죄와 마약범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마약류 수형자의 증가는 수용 공간뿐 아니라 치료와 재활 인력의 부담도 키운다. 금단 증상과 정신건강 문제, 반복 투약 위험을 관리하려면 상담과 중독 치료, 출소 후 재활 프로그램이 필요해 일반 수형자보다 의료·교정 인력의 투입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여성 수용자는 남성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여성 수용자는 2021년 4043명에서 2025년 5478명으로 1435명, 35.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남성 수용자는 4만 8087명에서 5만 9148명으로 23.0% 늘었다. 전체 수용자 가운데 여성 비율도 7.8%에서 8.5%로 높아졌다.
여성 마약류 수형자는 2021년 179명에서 2022년 218명, 2023년 297명, 2024년 414명, 2025년 505명으로 5년 연속 증가했다. 여성 수형자 가운데 마약류 사범이 차지하는 비율도 7.4%에서 13.9%로 확대됐다.
여성 수용시설은 남성 시설보다 한정되어 지역별 분산 수용이 어려워 특정 시설에 과밀이 집중된다.
법무부가 공개한 청주여자교도소의 경우 정원 610명보다 많은 742명이 수용돼 있었고 정원 5명인 혼거실에서 평균 9명이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형 수형자 늘며 과밀 구조 고착
수형자 고령화도 교정시설의 공간과 인력 부담을 높이고 있다. 60세 이상 수형자는 2016년 3841명에서 2025년 7789명으로 3948명, 102.8% 증가했으며 전체 수형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5%에서 18.1%로 7.6%포인트 상승했다.
수형자와 미결수용자를 포함한 노인 수용자는 2017년 2541명에서 2025년 5701명으로 3160명, 124.4% 늘었다. 지난해 노인 수용자는 수형자 4048명과 미결수용자 1653명으로 집계됐다.
고령 수용자는 만성질환과 거동 불편, 치매 등으로 진료와 생활 보조 수요가 크다.
외부 병원 진료 때마다 계호 인력이 필요하고 침상과 화장실, 이동시설도 고령자에 맞게 개선해야 해 같은 수용 인원이라도 교정시설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 커진다.
중장기형 수형자의 증가도 수용 인원이 장기간 누적되는 원인으로 나타났다.
징역 1년 이상 3년 미만 수형자는 2016년 1만 3010명에서 2025년 1만 6715명으로 3705명 증가했고, 3년 이상 5년 미만은 6747명에서 8878명으로 2131명 늘었다. 5년 이상 10년 미만도 5195명에서 6781명으로 1586명 증가했다.
10년 이상 징역형 수형자의 비율은 같은 기간 8.6%에서 6.1%로 낮아졌고 무기수도 1345명에서 1324명으로 큰 변화가 없어 전체 형량이 일률적으로 무거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1년 이상 10년 미만 수형자의 절대 인원은 늘어 신규 입소자가 이어져도 기존 수형자가 빠르게 줄지 않는 구조가 형성됐다.
미결수용자 증가도 과밀수용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일 평균 수용인원 6만 3680명 가운데 수형자는 4만 564명, 미결수용자는 2만 1648명이었다. 미결수용자는 2021년 1만 8109명에서 2025년 2만 1648명으로 3539명, 19.5% 증가했고 피고인 신분의 미결수용자는 같은 기간 1만 7613명에서 2만 963명으로 3350명 늘었다.
교정시설 과밀은 수용동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마약·경제범죄 수형자 증가와 여성·고령 수용자 확대, 중장기형 수형자 누적, 미결수용자 증가가 동시에 진행된 반면 시설 정원과 교정공무원 증원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과밀수용을 줄이려면 교정시설 신축과 증축에 맞춰 교정공무원과 의료·심리·직업훈련 인력도 함께 늘려야 한다.
수용 공간만 넓히고 치료와 교육 인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교정 프로그램이 위축되고 현장 직원의 계호 부담만 커질 수 있다.
박병선 오산대 겸임교수(소망교도소 전문경력관)는 “수용자 증가와 범죄 유형 변화, 고령·여성·마약류 수용자 확대에 대응하려면 시설 확충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교정청 독립을 통해 교정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교정공무원과 의료·심리·직업훈련 인력을 함께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밀수용을 방치하면 수용자 처우뿐 아니라 교정공무원의 안전과 근무환경, 교육·치료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교정시설 확충과 인력 증원, 치료·재활 강화, 출소 후 사회복귀 지원을 함께 추진해 국민 안전과 재범 방지라는 교정의 목적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