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도 늙어간다…65세 이상 수용자 8년 새 2.2배 증가

 

교정시설 내 65세 이상 노인 수용자가 최근 8년 사이 두 배 넘게 증가해 지난해 5700명을 넘어섰다. 전체 수용자 10명 중 1명에 가까운 규모다.

 

고령 수용자가 늘면서 의료와 일상생활 지원, 외부 진료 계호에 필요한 교정 인력의 부담도 커지고, 출소 후 일자리와 주거를 확보하지 못한 고령자가 다시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회복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법무부가 발간한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미결수용자와 수형자를 포함한 65세 이상 노인 수용자는 5701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2541명과 비교하면 3160명, 124.4% 증가했다. 8년 만에 약 2.2배로 늘어난 것이다.

 

노인 수용자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3000명 안팎을 유지했으나 2022년 3639명으로 증가했다. 2023년 40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24년 처음 5000명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5701명까지 늘었다.

 

지난해 전체 수용자 6만 4626명 가운데 노인 수용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8.8%였다. 장기 수용자가 복역 중 노년기에 접어드는 사례와 고령층의 신규 수용이 함께 늘면서 교정시설의 고령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수용자 늘자 의료비 157억원까지 증가


고령 수용자의 증가는 교정시설의 의료비 지출과 현장 직원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 의료비는 157억2600만원으로 2016년 96억6100만원보다 60억6500만원, 62.8% 증가했다. 2024년 132억4800만원과 비교해도 1년 만에 24억7800만원 늘었다.

 

고령 수용자는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정기적인 진료와 투약뿐 아니라 낙상과 응급상황 예방, 식사와 목욕 등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례가 적지 않다.

 

외부 병원 진료가 필요하면 교도관이 수용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진료가 끝날 때까지 계호해야 한다. 진료가 장시간 이어지면 시설 내부에 남은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커진다.

 

인지기능이 저하되거나 불안과 우울 증상을 보이는 고령 수용자를 관리하는 데에도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다른 수용자와 갈등을 빚거나 돌발행동을 하면 현장 직원이 즉시 대응해야 한다.

 


출소해도 일자리·주거 없어 다시 범죄 노출


교정시설의 고령화 문제는 출소 이후에도 이어진다.

 

고령 출소자는 나이와 건강 문제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가족관계가 끊겼거나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경우도 많다. 생계 수단과 주거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적 고립까지 겹치면 다시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법무부는 올해부터 고령 수용자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직업훈련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노동강도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고령 수용자의 선호도가 높은 과정은 정원의 15%를 60세 이상 수용자로 선발하도록 일선 기관에 권장했다.

 

대상 과정에는 화훼장식과 버섯종균, 약용식물, 바리스타, 세탁, 봉제, 양복·양장, 제과·제빵, 한식·중식·양식조리, 이·미용, 전기, 조경, 간병 등이 포함됐다.

 

훈련생 추천은 일선 교정기관에서 이뤄진다. 각 기관은 수용자의 희망과 학력, 적성, 소질, 수용생활 태도 등을 검토해 대상자를 정한 뒤 교도관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추천 여부를 결정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고령 수용자가 출소 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도록 직업훈련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며 “연령과 건강 상태, 적성 등을 고려해 실제 취업과 사회복귀에 도움이 되는 과정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업훈련만으로는 부족…주거·의료 지원 함께 가야


다만 직업훈련 확대만으로 가족과 주거 기반이 없는 고령 출소자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훈련을 통해 기술을 익히더라도 고령자를 채용할 취업처가 부족하고 출소 직후 머물 주거지가 없으면 사회 정착이 어렵기 때문이다. 취업 알선과 함께 주거, 의료, 돌봄, 기초생활 지원을 연계해야 재범 방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령 수용자는 법률 위반에 따른 교정의 대상인 동시에 의료와 돌봄이 필요한 특성을 지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의료·간병 시설과 전문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교정시설 내부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한국보다 먼저 교정시설 고령화에 직면한 독일과 일본은 고령 수용자를 위한 시설과 처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 데트몰트 교도소는 일반 교도소와 연결된 특별사동 형태의 고령 수용시설을 운영하며 1인 1실과 개별 처우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현 오노미치 형무지소도 고령 수용자를 위한 설비와 교육·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본은 미네 사회복귀촉진센터 등을 통해 고령 수용자의 재사회화 지원도 확대해 왔다.

 

교정시설의 고령화에 대응하려면 의료와 계호 인력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고령자 전용 처우시설과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교정학 이언담 교수는 “고령 수용자의 증가는 교정시설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출소 이후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라며 “수용 중에는 연령과 건강 상태에 맞는 의료·돌봄 체계를 마련하고, 출소 후에는 주거와 생계, 의료 지원을 끊김 없이 연계해야 재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 출소자는 가족관계가 단절됐거나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경우가 많아 직업훈련만으로는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복지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사회적 관심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