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학교에 일반직공무원으로 임용된 교원의 경력 인정 기준을 정부가 22년 넘게 마련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3일 소년원학교 교원 4명이 낸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청구인들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중등학교 정교사 1급 자격을 취득한 뒤 2019년 8월 소년원학교에 전문경력관 나군인 일반직공무원 교원으로 임용됐다.
소년원학교는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에게 정규 교과교육과 직업훈련 등을 실시하기 위해 소년원에 설치된 학교다. 교원 자격을 갖춘 사람이 수업을 담당하지만 일반 초·중·고교 교원과 달리 교육공무원이 아닌 일반직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있다.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1항은 소년원학교에 초·중등교육법상 자격을 갖춘 교원을 두도록 하면서 이들을 일반직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일반직공무원으로 임용된 교원의 경력·연수·직무 수행 등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교육기본법과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임용된 교원과 동등한 처우를 해야 한다는 원칙도 명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소년원학교 교원의 연수와 직무 수행에 관한 사항만 시행령에 규정하고 경력 인정 기준은 마련하지 않았다.
법률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세 가지 사항 가운데 경력에 관한 내용만 빠진 것이다.
이에 소년원학교 교원들은 교육공무원과 같은 교원 자격을 갖추고 교육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호봉을 산정할 때 일반직공무원의 경력환산 기준을 적용받았다.
교육공무원은 교원이나 교육기관 근무 경력뿐 아니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석·박사 학위 취득 기간도 호봉에 반영할 수 있다.
반면 소년원학교 교원에게 적용되는 일반직공무원 보수체계에는 이에 상응하는 규정이 없었다.
헌재는 “법률이 소년원학교 교원의 경력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명시하고 교육공무원인 교원과 동등하게 처우할 기준까지 제시했다”며 “대통령에게 경력 인정 기준을 마련할 구체적인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수와 직무 수행에 관한 사항만 규정하고 경력에 관한 내용을 전혀 마련하지 않은 것은 법률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행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해당 조항은 2004년 시행됐지만 경력 인정 기준은 2026년까지 제정되지 않았다.
헌재는 “22년이 넘는 기간은 행정입법에 필요한 준비 기간을 넘어선다”며 “일반직공무원 보수체계와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사정만으로 장기간 입법하지 않은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력 기준이 없어 청구인들이 교육공무원인 교원과 동등한 호봉과 보수를 받지 못한 점은 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헌재는 “공무원의 경력과 호봉은 봉급과 각종 수당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기준”이라며 “대통령령 미제정으로 법률이 보장한 수준의 보수를 받지 못하게 한 것은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교원 자격을 갖추고 교육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일반직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다른 경력환산 기준을 적용한 것은 평등권에도 어긋난다고 결론 내렸다.
헌재는 “소년원학교 교원이 일반직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원 경력평가에서 불리하게 대우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대의견을 낸 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대통령령 미제정이 합헌이라는 입장이 아니라 헌법소원 청구기간이 지났으므로 사건을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청구인들이 2019년 8월 임용 당시 경력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사실과 보수상 불이익을 알 수 있었는데도 2021년 8월 헌법소원을 제기해 청구기간을 넘겼다고 지적했다.
다수의견은 대통령령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지고 그에 따른 보수상 불이익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본안 판단이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정부는 이번 결정에 따라 소년원학교 교원의 학위 취득 기간과 임용 전 교육 경력 등을 호봉에 반영할 구체적인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