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산분할…法 “최태원, 노소영에 9440억원 지급”

재산분할액 역대 최대 규모 유지
비자금 제외·주식 공동재산 인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가액을 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33%로 정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은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재산분할금을 모두 지급할 때까지 연 5%의 지연이자도 부담해야 한다. 소송비용은 양측이 각자 부담하도록 했다.

 

두 사람의 이혼소송은 최 회장이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하며 이혼 의사를 밝힌 뒤 2017년 이혼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조정이 결렬되자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고, 노 관장은 2019년 이혼에 응하는 대신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1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이 제공한 300억원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보고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위자료는 20억원, 재산분할금은 1조3808억원으로 늘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 측의 300억원이 불법 비자금인 데다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와도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지와 주식 가액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할지가 주요 쟁점이 됐다.

 

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 당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가액은 약 2조700억원이었다. 반면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11조2000억원에 이르러 평가 시점에 따라 주식 가치가 5배 이상 차이 났다.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이 상속·증여 등을 통해 형성된 특유재산이어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식을 분할 대상에 포함하더라도 가액은 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16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혼인관계가 파탄된 이후 발생한 주가 상승에는 최 회장의 경영 성과가 반영된 만큼 이를 부부 공동재산으로 나눌 수 없다는 주장도 폈다.

 

노 관장 측은 혼인 기간 가사와 양육을 담당하고 SK그룹의 대외 활동을 지원하는 등 회사 성장과 주식 가치 유지·증가에 기여했다며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맞섰다.

 

주식 가액 역시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인 지난 6월26일을 기준으로 평가해 환송 전 항소심 이후 상승한 주가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환송 이후 상승한 주가를 분할 대상 재산의 가액에 직접 반영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그 상승분은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주식을 평가할 경우 혼인관계가 종료된 뒤 최 회장의 경영 활동으로 발생한 가치 상승분까지 공동재산으로 분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최 회장 67%, 노 관장 33%로 정했다. 재판부는 경영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SK 주식은 최 회장이 계속 보유하고, 노 관장의 몫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선고 직후 “약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