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 장관이 직접 추진해 온 교정청 신설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이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중대범죄수사청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장관직을 유지해 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 장관이 실제 물러날 경우 후임 장관의 의지에 따라 교정청 독립 추진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장관은 최근 이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직접수사권뿐 아니라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하는 방향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자 국회로 돌아가 당내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대통령에게 직접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사퇴 의지는 오래전부터 대통령실 참모들을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의 거취가 교정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교정본부를 법무부 외청인 교정청으로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20대 국회였던 2017년과 21대 국회였던 2020년 교정청 신설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교도소와 구치소 운영을 담당하는 교정본부를 독립된 외청으로 전환해 교정행정의 전문성을 높이고 재범 방지 역량을 강화하자는 내용이었다.
교정청 신설 법안은 17대 국회 이후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법무부와 관계 부처의 신중론, 국회 임기 만료 등으로 번번이 폐기됐다.
정 장관이 2020년 발의한 법안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으나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정부 내부에서는 교정본부가 법무부에서 분리될 경우 보호관찰과 범죄예방, 형사정책 업무의 연계가 약화할 수 있고 다른 법무부 본부의 외청 승격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법무부가 교정청 독립에 소극적인 배경에는 조직과 예산 축소에 대한 부담도 있다.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 등에 근무하는 교정공무원은 1만6300여명으로 법무부 전체 공무원 정원의 71.6%를 차지한다. 올해 교정본부 예산도 1조6952억원으로 법무부 전체 예산의 43.8%에 이른다.
교정본부가 외청으로 분리되면 법무부는 전체 인력과 예산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된다. 법무부 내부에서 교정본부가 떨어져 나가면 조직의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관 취임 후 전담조직 출범…법안은 상임위 계류
정 장관 취임 이후 교정청 신설 논의는 다시 본격화됐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은 지난 3월 18일 교정본부를 법무부 외청인 교정청으로 승격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교정청장과 차장을 두고 독립된 조직에서 교정행정을 수행하도록 하는 한편 법무부 복수차관제를 도입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법무부도 지난달 25일 과밀수용 해소와 교정 조직 개편을 담당하는 한시 조직인 ‘교정미래혁신단’을 출범시켰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교정청 신설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담당할 전담조직까지 출범시킨 것은 이전과 다른 변화다.
그러나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은 아직 본격적인 심사 단계에 들어가지 못했다.
법안은 지난 3월 19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제안설명과 전문위원 검토보고, 대체토론 등 공식 심사 절차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교정청을 출범시키려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법률 개정 이후에도 행정안전부와 조직·정원 문제를 협의하고 기획재정부와 예산·재산 이관 방안을 조율해야 한다.
법무부 장관 추진 의지 변수...관계 부처·국회 설득해야
이 과정에서는 법무부 장관의 추진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관이 관계 부처 협의를 주도하고 국회에 교정청 신설 필요성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소극적인 의견을 내면 상임위원회 상정과 법안심사소위원회 회부 단계부터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정 장관이 물러나고 후임 장관이 검찰 제도 개편이나 출입국·이민정책 등 다른 현안을 우선할 경우 교정청 신설 논의가 다시 장기간 계류될 수 있다.
반면 정 장관이 당분간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관계 부처 협의와 법무부 조직 개편안을 구체화하고 후임 장관이 이를 이어받는다면, 교정청 신설 논의가 국회 심사와 정부 협의 단계로 진전될 여지도 있다.
정 장관이 남은 재임 기간 교정청 설립안을 어느 수준까지 구체화할지, 후임 장관이 교정행정 독립 추진을 계속 이어갈지가 향후 논의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