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장윤기 성적 대화 내용 증거 제출…변호인 “호응한 정도”

휴대전화 포렌식·통화내역 185점
피해자·유족 증인신문은 비공개

 

검찰이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23)의 세 번째 공판에서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와 동창·직장 동료들과 나눈 성적 대화 내용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유족 보호를 위해 증인신문과 영상·서류 증거조사를 모두 비공개로 진행했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이정호)는 27일 오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에 대한 3차 공판을 열었다.

 

장윤기는 법정에 들어선 뒤 방청석을 향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피고인석에 앉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정면만 응시했으며 검찰 송치 당시보다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검찰은 지난 공판 이후 확보한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와 통화내역 등 185점의 추가 증거를 제출했다.

 

증거에는 장윤기가 고교 동창과 사회복무요원 시절 동료 등 주변인들과 나눈 성적인 대화 내용도 포함됐다.

 

장윤기 측은 일부 증거의 존재와 성립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검찰이 주장하는 입증 취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자체를 다투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일부 증거는 공소사실과의 연관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휴대전화에서 확보된 성적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먼저 대화를 주도했다기보다 상대방이 먼저 대화를 시작하거나 유도했고, 피고인은 이에 호응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대화가 이뤄진 전반적인 상황도 함께 고려해 달라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장윤기의 평소 성향도 언급했다. 그는 “피고인은 학창 시절 소극적이었고 친구들의 장난을 잘 받아주는 편이었다”며 “사회복무요원 시절 대화에서도 먼저 나서기보다 상대방이 대화를 유도하면 이에 호응하는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는 숨진 이채원 양(16)의 부모와 이 양의 비명을 듣고 구조에 나섰다가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크게 다친 고모 군(17)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증인신문과 영상·서류 증거조사를 모두 비공개로 진행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증인 보호를 위해 비공개 심리를 신청했고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범행 내용과 수법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증인신문뿐 아니라 영상과 서류에 대한 증거조사 절차도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장윤기 측은 지난 13일 열린 2차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폐쇄회로(CC)TV 영상과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인한 뒤 성범죄 목적 살인 혐의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장윤기도 재판부의 확인 질문에 혐의를 시인했다.

 

장윤기가 범행 전 납치 계획을 언급했다는 정황을 비롯한 간접 증거도 인정하면서 검찰이 당초 신청했던 고교 동창과 사회복무요원 동료 등에 대한 증인신문 계획은 철회됐다.

 

재판부가 이날 유족과 피해 남학생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무리하면 다음 공판에서는 장윤기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학교 인근 인도를 걷던 이 양에게 성범죄 목적으로 접근한 뒤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을 목격하고 이 양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고 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장윤기는 사건 발생 이틀 전 직장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 A씨(26)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뒤 스토킹한 혐의와 과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중학생들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도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