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2026 만해실천대상 수상

약촌오거리·낙동강변·이춘재 8차 사건 무죄 견인
최근 장미비디오·포천 교통사고 사건도 재심 청구

 

재심 재판을 통해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의 누명을 벗겨온 박준영(52) 변호사가 2026년 만해실천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만해대상은 만해 한용운 선생의 삶과 사상을 기리기 위해 세계 평화와 사회적 실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인물과 단체를 평화·실천·문예 등 3개 부문에서 선정해 시상하는 상이다.

 

박 변호사는 지난 20여 년간 가출 청소년과 노숙인, 탈북자, 무기수 등 사회적 약자의 형사사건을 맡아온 재심 전문 변호사다.

 

대표적으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과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등의 재심을 맡아 잇따라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박 변호사는 지금도 과거의 잘못된 수사와 판결을 바로잡기 위한 재심 사건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2009년 창원 택시기사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우즈베키스탄 국적 보조로브 아크말씨의 재심 청구 사건을 맡아 강압수사와 허위자백 의혹을 다투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1998년 대구 장미비디오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민형씨 사건과 2003년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건에 대해서도 재심을 청구했다.

 

포천 교통사고 사건에서는 운전자로 지목돼 유죄 판결을 받은 이수재씨와 이씨가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고 증언했다가 위증죄로 처벌받은 성기수씨, 고(故) 전영도씨 등 3명의 유죄 판결을 다시 판단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박 변호사가 재심 사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계기는 2008년 국선변호인으로 맡은 ‘수원역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이었다.

 

당시에는 변호사로서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사건을 맡았지만, 위기 청소년을 돕던 경기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교사들의 헌신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삶과 변호사로서 나아갈 방향을 다시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박 변호사는 재산범죄 사건은 맡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피고인과 장기수형자들의 재심 사건을 대가 없이 맡아왔다.

 

박 변호사는 “심사 대상이 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수상 소식을 들었다”며 “제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지켜봐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시대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어온 사람들을 통해 그들이 바라본 사회의 실상을 배우고, 이를 제 삶의 과제로 안고 가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다가올 실천의 기회를 외면하지 말라는 당부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만해축전 기간인 오는 9월 9일 오후 2시 강원 인제군 하늘내린센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