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평(矯正時評) | ⑤ 출정조사에 빠져나가는 교정인력, 담장 안은 위험

검찰청 출정 줄이고 교정시설 안전 강화 필요
수사기관 방문조사 원칙으로 전환해야

 

 

수용자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 교도관은 제자리이고, 폭행과 고소·고발에 노출되는 직원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밀수용, 인력 부족, 교도관 안전 위기가 동시에 겹친 지금, 현장의 희생과 헌신만으로 버티는 교정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최근 법무부에서 발간한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교정시설의 수용정원은 5만 614명이지만, 1일 평균 수용인원은 6만 3,680명으로 수용률이 125.8%에 달한다.

 

교도관 증원은 수용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5년 교정공무원 정원은 1만 6,762명으로 전년보다 46명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1일 평균 수용인원은 2,314명 증가했다.교정공무원 1명당 담당 수용인원도 3.6명에서 3.8명으로 늘었다.

 

이 수치에는 행정·의료·시설 인력이 모두 포함돼 있어 수용동을 24시간 지키는 계호인력의 실제 부담은 더 크다.

 

또한, 현장의 위험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2025년 수용자 징벌 부과 건수는 3만 4,510건에 달했고, 직원 폭행은 2016년 157건에서 2025년 629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수용자가 교정공무원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고발도 지난해 763건에 이르렀다. 처분 결과와 관계없이 직원들은 조사와 소명 과정에서 상당한 행정적·심리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과밀수용은 수용자 간 갈등과 자살·자해 위험을 높이고, 인력 부족은 사고 대응력을 떨어뜨린다. 여기에 폭행과 고소·고발까지 반복되면 교도관은 육체적·심리적으로 소진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상당수 교도관은 수용자를 검찰청 등 수사기관으로 호송하는 출정조사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수용자 한 명을 호송하려면 통상 2~3명의 교도관이 투입된다. 대상자 확인과 신체검사, 보호장비 착용, 차량 호송, 조사실 계호, 장시간 대기, 귀소 후 재검신까지 이어지면서 여러 직원이 사실상 하루 동안 수용현장을 비우게 된다.

 

2025년 수용자의 검찰청 출석은 3만 9,614건으로 하루 평균 100건을 넘었다. 반면 경찰의 교정시설 방문조사는 6만 3,579건에 달해, 수사기관의 방문조사가 이미 충분히 활용 가능한 방식임을 보여준다.

 

법원 출정은 피고인의 재판 출석과 방어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수사기관의 조사는 성격이 다르다.

 

수사관이나 검사가 교정시설을 방문하거나 보안이 확보된 원격조사를 활용할 수 있다.

 

어느 기관이 수사권을 갖느냐와 관계없이 수용자 한 명을 조사하기 위해 교도관과 호송차량을 외부로 이동시키는 방식이 효율적인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

 

출정조사는 수용자에게도 큰 부담이다. 수용자는 이른 아침부터 수갑과 보호벨트를 착용하고 비좁은 호송차량과 대기공간에서 장시간 머물러야 한다.

 

일정이 늦어지면 식사와 휴식도 제대로 보장받기 어렵다. 교정시설 안에서 가능한 조사를 위해 이러한 이동과 제약까지 감수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 재검토해야 한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도 2020년 수용자 조사는 방문조사나 원격화상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검찰청 출석조사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출정조사 축소는 수사기관의 권한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교정시설의 안전과 인력 운용, 수용자의 인권을 함께 고려한 제도 개선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사기관의 교정시설 방문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단순 사실 확인이나 보충조사는 원격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장검증처럼 수용자의 이동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출정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출정 축소로 확보된 인력은 수용동 동정시찰, 야간 계호, 취약수용자 관리, 자살·자해 예방, 상담 등에 우선 배치해 현장의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법원·수사기관·교정기관을 한 권역에 묶는 법조타운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

 

서울동부구치소와 인천구치소의 사례처럼 기관 간 거리를 좁히면 수사관과 검사의 방문조사가 쉬워져 출정조사 자체를 줄일 수 있다.

 

법조타운은 출정을 편리하게 만드는 시설 배치가 아니라, 수사의 효율은 높이고 수용자의 불필요한 이동과 교정인력의 외부 이탈은 줄이는 형사사법 인프라다.

 

노후 교정시설의 이전이나 신·증축 때 법원, 수사기관, 보호관찰소, 법률구조 및 사회복귀 지원기관을 함께 배치한다면 교정시설을 기피시설로 인식하는 님비현상(NIMBY·Not In My Back Yard)도 완화할 수 있다.

 

교도관은 수사기관의 호송 보조인력이 아니다. 담장 안에서 수용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질서를 유지하며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것이 본래의 책무다.

 

수사 편의보다 수용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방문·원격조사를 확대해 교도관을 담장 안으로 돌려보내는 것, 그것이 과밀수용 시대에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교정개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