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안 처리를 “입법 폭거”라고 비판하며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13차례에 걸친 심사를 외면한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정치 공세라고 맞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의 요구에 따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했다.
앞서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전날 민주당 주도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을 실질화하고 피해자의 이의신청권 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충분한 논의 없이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 등은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만든 개정안 유인물까지 미리 준비해 놓고 있었다”며 “짜인 각본에 국민의힘 위원들을 들러리로 세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중요한 법안을, 수많은 국민에게 심대한 피해를 초래할 중요한 법안을 왜 일개 정당의 전당대회 일정에 맞춰 졸속 심사해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제시한 보완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보완수사 요구는 요구일 뿐, 경찰이 지연하거나 형식적으로 응하면 사건은 표류하고 증거는 사라지며 공소시효는 흘러간다"며 "전건송치는 기록을 넘기는 절차일 뿐 보완수사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7대 범죄 바깥의 피해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살인을 비롯해 사기,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폭력 등 우리 국민의 삶을 실제로 가장 많이 파괴하는 범죄들이 모두 빠져 있다. 이러한 범죄 피해자의 억울함은 무시당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강행 처리 중단 △여야 합의에 따른 심사 절차 복원 △법조계·학계·수사 현장과 피해자들이 참여하는 공청회 개최를 촉구하며 "이 무모한 입법 폭주에 맞서 모든 수단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소속 법사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의 주장을 맞받았다.
이들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지금까지 전체회의 4회, 소위 9회 등 총 13회에 걸쳐 충분히 심도 있게 법안을 논의했다"며 "법사위 참여를 거부하고 심사를 외면한 것은 국민의힘이다. 이제 와 민주당이 일방 처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정치적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보완수사권 폐지가 국민 인권을 외면한다는 주장도 거짓"이라며 "보완수사권이 폐지돼도 수사 공백은 없다. 검사는 앞으로도 영장 청구부터 수사에 깊숙이 협력하고, 보완수사 요구와 재수사 요구,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통해 경찰 수사를 충분히 견제하고 바로잡을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진짜 문제는 검찰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권 문제가 아니라 검찰의 무책임"이라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은 어떠한 왜곡과 선동에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어 개정안 심사에 착수한다.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3명과 국민의힘 2명, 비교섭단체 1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당은 비교섭단체 몫에 조국혁신당 의원을 배정할 예정이어서 범여권이 4명 이상의 찬성을 확보하면 조정안을 의결해 전체회의로 넘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