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깡통 전세' 수법으로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범죄단체 총책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세보증금을 반환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서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판단하며 원심을 유지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3부(부장판사 정혜원)는 민사집행법 위반 및 사기,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씨 등은 2016년 3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신축 빌라를 시세보다 싸게 매입한 뒤, 매입가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을 받아 이를 매매대금으로 충당하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349명으로부터 약 699억원의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수도권 빌라 1027채를 취득했으며, 해당 빌라의 매매대금은 약 1891억원인 반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약 2847억원으로, 약 956억원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 측은 분양대행사로부터 신축 빌라를 할인가에 대량 매입해 정상적인 임대사업을 영위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부의 임대사업 정책 변경으로 사업이 실패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의 사업 실패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가압류와 강제집행으로 상황이 악화됐을 뿐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했다.
재판부는 "임차인 유입이 단절될 경우 임대차보증금 반환불능 사태가 발생하리라는 점은 사업설계 단계에서 이미 내재된 위험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HUG가 임차인에게 보증금 상당액을 대위변제했다는 사정은 임차인과 HUG 사이의 구상관계에 영향을 미칠 뿐,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미 입은 재산상 손해나 피고인의 편취행위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직원 채용과 교육, 계약 체결 여부 및 임대차보증금 액수 결정 등 조직 운영 전반을 총괄한 점 등을 근거로 범죄단체를 조직·운영한 책임 역시 인정했다.
그러면서 "사기 범죄를 목적으로 설립돼 범죄를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필요충분한 체계를 갖춘 결합체로, 형법이 규정한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 해당한다"며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다만 함께 기소된 범죄단체 조직원들에 대해서는 사기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합의금 지급과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의 징역 8년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7년 4개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