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수사 공백과 피해자 보호 약화를 우려하며 필리버스터에 돌입했고,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는 30일 오후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직후 무제한 토론을 신청했고, 민주당은 곧바로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다.
현행 국회법에 따라 종결 동의안은 제출 24시간 뒤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할 수 있어 개정안은 31일 오후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개정안은 검사의 일반적 수사권을 규정한 조항을 삭제하고 직접 보완수사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더라도 검사는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없고,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만 관여하게 된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뒤 원칙적으로 한 달 안에 수사를 마쳐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기간을 한 달 연장할 수 있으며, 수사 과정에서 생산된 자료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도 확대됐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사건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된다.
민주당은 직접 보완수사 폐지에 따른 공백을 줄이기 위해 중대범죄수사청 안에 보완수사 전담부서를 두고 피해자의 자료·의견 제출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일부 범죄는 개별법을 통해 의무적으로 송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개정안에는 공소기각 사유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대한 위법 수사를 토대로 공소가 제기됐거나 수사기관이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한 경우 법원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국회 본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보완수사권은 검찰의 권력이 아니라 경찰 초동수사의 미비점을 다시 걸러내는 견제 장치”라며 “이를 폐지하면 피해자는 수사기관이 놓친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최근 장윤기 살인 사건을 거론하며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증거인멸 정황과 추가 범죄 혐의가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수사 과정에서 놓친 진실이 묻혔을 수 있다”며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 대통령은 반드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보완수사권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민주당의 대안은 수사 공백을 메우기에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또 공소기각 사유 확대 조항에 대해서는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둔 입법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반면 민주당은 수사와 기소의 실질적 분리를 위해서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검사가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수행할 경우 권한 집중으로 이어지고 기관 간 견제도 약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범여권 의석 구조를 고려하면 개정안은 31일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논쟁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로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