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로펌 고객사 기밀로 ‘영끌 투자’…전 직원 2명 2심도 실형

이메일·문서관리시스템 무단 접속
각각 10억·5억 원 상당 부당이득 혐의

 

변호사와 비서 등의 이메일을 무단으로 열람해 기업의 공개매수 정보를 빼낸 뒤 주식 거래에 이용한 대형 법무법인 전산 담당 직원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이승한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법인 광장 전 직원 A씨(40)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9억60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범죄수익 9억8356만5686원에 대한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에 넘겨진 전 직원 B씨(41)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15억8000만원을 선고하고 5억2340만4489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광장 전산실에서 근무한 이들은 업무상 파악한 변호사와 비서 등의 이메일 계정 및 문서관리시스템 접속 정보를 이용해 로펌이 자문하던 기업들의 미공개 정보를 빼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기업의 공개매수 계획 등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사전에 확보한 뒤 해당 기업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최소 1년 이상, B씨는 2년 이상 범행을 이어갔다. 주식 거래에는 가족 명의의 차명계좌가 동원됐으며 거액의 대출금까지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같은 거래를 통해 A씨가 약 10억원, B씨가 약 5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 건전성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일반인의 법무법인에 대한 신뢰까지 떨어뜨린 중대한 범죄”라며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정당한 업무 수행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금전적 이익에 몰두해 별다른 가책 없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미공개정보 가운데 일부는 A씨 등이 실제로 빼돌렸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1심보다 형량과 벌금, 추징액을 일부 낮췄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60억원을 선고하고 18억2000만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B씨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16억원, 추징금 5억2700만원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항소심 판결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편 이들과 함께 기소된 MBK파트너스 산하 사모펀드 운용사 MBK스페셜시튜에이션스 전 직원 C씨(32)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C씨의 지인 2명에게도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벌금은 각각 3억5000만원과 1억8000만원이다.

 

C씨는 공개매수 준비 회의와 투자 관련 자료를 통해 알게 된 미공개 정보로 직접 주식을 거래하거나 지인들에게 정보를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