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위법수사’ 어디까지…대법원 “공소기각 기준, 판례로 형성”

공소제기 경위·검사 의도 등 종합 판단
함정수사 등 사례…세부 기준은 판례로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개정 형사소송법에 새로 포함된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에 따른 공소기각 여부는 공소제기 경위와 검사의 의도, 피고인이 입은 불이익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향후 대법원 판례를 통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실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검토 자료를 제출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327조는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를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추가했다.

 

공소기각은 공소제기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때 법원이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절차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에 대한 재판권이 없거나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경우, 동일한 사건이 중복 기소된 경우 등을 공소기각 사유로 정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법조계에서는 새로 추가된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의 판단 기준과 적용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법원행정처는 공소권 남용을 인정하지 않은 기존 판례를 소개하며 차별적·선별적 기소, 장기간 지연된 기소, 정치적 고려가 개입됐다고 주장되는 기소, 범죄사실을 나눠 제기한 분리 기소만으로는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소권 남용 여부는 “공소제기의 경위, 검사의 의도, 피고인에게 발생한 불이익 및 기소재량 일탈 정도를 전체적으로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된 경우’의 사례로 위법한 함정수사와 수사기관이 법률로 정해진 권한의 범위를 넘어 수사한 경우를 제시했다.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의 사례로는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했던 피고인을 다시 기소한 경우를 들었다.

 

반면 선행 사건이 처리된 뒤 누락된 범죄사실을 추가로 기소하거나 증거 확보가 늦어져 공소제기가 지연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공소권 남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행정처는 “개정안 제327조 제2호와 제3호의 판단 기준은 결국 대법원 판례를 통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