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원정도박과 불법 사채 이용 사실을 고백한 인터넷방송 플랫폼 숲(SOOP)의 BJ 철구가 60억원대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경찰청은 최근 철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고소 사건을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고소인은 BJ 짭구로 활동하는 정건우씨와 주식회사 더케이엔터다. 고소장에 적시된 피해액은 정씨 약 37억원, 더케이엔터 약 22억9500만원 등 모두 59억9500만원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철구는 2025년 1월 정씨에게 “법인계좌에 묶인 자금이 곧 풀린다”며 월 10~20%의 이자를 약속하고, 2026년 5월까지 12차례에 걸쳐 돈을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더케이엔터로부터는 2025년 1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세금 납부 등을 명목으로 5차례에 걸쳐 자금을 융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인들은 철구가 당시 도박 채무와 세금 체납 등으로 변제하기 어려운 상태였음에도 재정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돈을 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철구는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방송에서 2024년부터 필리핀에서 원정도박을 했으며, 한때 일주일에 약 10억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철구는 “2025년 11월 부가가치세 약 60억원이 부과되고 계좌가 압류되자 동료 방송인들에게 돈을 빌렸다”며 "원정도박과 사채 이용 사실을 인정하며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철구는 방송에서 계좌 압류 이후 돈을 빌렸다고 설명했지만, 고소장에는 정씨로부터 2025년 1월부터 돈을 빌린 것으로 적시됐다.
필리핀 원정도박이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더라도 한국인의 도박 행위까지 국내법상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형법은 대한민국 국민이 국외에서 저지른 범죄에도 국내 형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순도박죄의 법정형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상습도박죄가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상습성은 도박 횟수와 기간, 판돈의 규모, 자금 조달 방법, 기존 도박 전력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철구가 방송에서 밝힌 도박 기간과 사용 금액이 수사를 통해 확인되면 상습도박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마카오 등에서 26차례에 걸쳐 약 8억원을 도박한 가수 슈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캄보디아와 필리핀 카지노에서 하룻밤에 수십억원을 사용한 상장회사 사주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이 함께 인정돼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철구의 실제 처벌 수위의 쟁점은 원정도박보다 차용 사기 혐의다.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차용 당시 이미 약정한 시기에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으면서도 재산 상태와 변제 자금의 출처, 차용금의 용도 등을 속여 돈을 받은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김상균 법무법인 태율 변호사는 “차용 사기는 각 차용 시점의 도박 채무와 세금 체납액, 계좌 압류 상태, 방송 수입과 보유재산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법인계좌 자금이 곧 풀린다거나 세금 납부에 사용하겠다는 설명과 실제 자금 흐름이 달랐다면 기망행위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소인들이 철구의 재정 상태와 도박 사실, 차용금의 실제 사용처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도 사기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며 “월 10~20%의 높은 이자를 약속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거나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