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면서 형사사건 당사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 검찰청에 계류 중인 미제 사건 14만여 건도 사건 유형과 수사 단계에 따라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 등으로 이관되거나 보완수사 요구 형태로 기존 수사기관에 돌아갈 수 있어 상당 기간 혼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개정 형사소송법 공포안이 지난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뒤 일부 로펌에는 자신이 고소한 사건이나 수사받고 있는 사건의 향방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범죄 피해자와 피의자 등 사건 당사자들은 법 시행 이후 담당 수사기관이 바뀌는지, 시행 전에 사건 처분을 받을 수 있는지, 기존에 제출한 증거와 의견서를 다시 내야 하는지 등을 주로 묻고 있다.
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개정 형사소송법과 관련한 문의가 많지만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제도여서 현재로서는 사건별 진행 방향을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며 “처리 기준과 기관 간 업무 체계가 정착되기까지 최소 1∼2년은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고소·고발 사건은 원칙적으로 경찰과 중수청 등 수사기관이 접수하고, 공소청 검사는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의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시행 당시 검찰이 직접 수사하고 있는 사건은 범죄 유형과 관할에 따라 경찰이나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다만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사건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경과 규정에 따라 공소청이 90일 이내에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경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은 처리 방식이 다르다.
공소청 검사가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더라도 관련자를 추가로 조사하거나 사실조회와 자료 확인 등을 직접 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이에 사건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담당 기관이 바뀌면 지금까지 제출한 주장과 증거가 제대로 검토될 수 있는지, 새로운 수사관에게 사건 경위를 다시 설명해야 하는지, 기록 이관 과정에서 처분이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장기간 수사했거나 처분을 앞둔 사건을 중심으로 의견서 제출과 검사 면담 요청이 6월 이후 체감상 두 배가량 늘었다”며 “의뢰인들은 사건이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면 지금까지 해온 주장과 입증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고 전했다.
검사가 하던 보완수사, 다시 경찰로
그동안 경찰 송치 사건에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도 혼란을 키우는 요인이다.
대검찰청이 올해 3∼4월 전국 12개 검찰청에서 처리된 경찰 송치 사건을 조사한 결과, 전체 5만5174건 가운데 45.6%인 2만5152건에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경찰 수사가 미진하면 검사가 직접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거나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사건을 수리한 지 한 달이 지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검사가 직접 보완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법 시행 이후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건을 경찰이나 중수청 등 송치 기관에 다시 돌려보내야 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의 미제 사건은 14만513건이다. 이 가운데 검찰 직접수사 사건은 관할 수사기관으로 이관되고, 송치 사건 중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건은 보완수사 요구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한 현직 검사는 “기소나 불기소 처분보다 보완수사 요구에 드는 업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확인이 필요한 사건은 수사기관에 다시 내려보낼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미제 사건 수와 기존 직접 보완수사 비율을 고려하면 최대 7만 건 안팎이 보완수사 대상으로 거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제 사건 14만여 건에는 검찰 직접수사 사건과 경찰 송치 사건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실제 이관되거나 보완수사 요구가 내려질 사건 수는 범죄 유형과 관할, 수사 진행 정도, 경과 규정 적용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기존 직접 보완수사 비율을 전체 미제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대규모 사건 이관과 보완수사 요구가 현실화하면 경찰의 수사 적체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사건 증가와 인력 부족에 대비해 올해 하반기 수사 인력 880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신규 채용이 아니라 기동대와 기동순찰대, 행정부서 등 비수사 분야 인력을 수사부서로 옮기는 방식이다.
이를 전국 261개 경찰서에 단순 배분하면 경찰서 한 곳당 3∼4명 수준이다. 재배치된 인력이 곧바로 복잡한 형사사건을 맡을 수 있는 숙련 수사관은 아니라는 점에서 검찰에서 넘어오는 사건까지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수사관 한 명이 지난해 접수한 사건은 평균 133.8건으로 2020년 108.4건보다 23.4% 증가했다. 경찰 미제 사건도 지난해 22만241건, 올해 상반기 10만2567건에 달한다.
특히 장기 미제 사건은 최초 담당 수사관이 다른 부서나 경찰서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새 담당자가 기존 수사 기록과 증거, 당사자 주장을 다시 파악해야 해 단순한 보완수사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경찰 출신인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시행 초기에는 사건을 어느 기관이 맡을지 정하고 기록을 넘기는 과정만으로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 있다”며 “장기 미제나 쟁점이 복잡한 사건은 새 담당자가 방대한 기록을 다시 검토해야 해 보완수사와 재송치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사자들이 체감하는 사건 처리 기간은 지금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