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단속에 걸린 유흥업소…알선죄 성립 기준은

성매매죄와 성매매 알선죄는 판단 기준 달라

 

지난달 서울 강남의 대형 유흥업소 ‘구○○’에 광역수사대 소속 수사관 30여 명이 출동했다.

 

수사관들은 해당 업소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제보를 토대로 위장 수사에 나섰다. 일부 수사관이 손님으로 가장해 업소를 방문한 뒤 영업부장과 웨이터를 통해 성매매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여성 접객원들과 대가를 협의했다.

 

협의가 끝나자 주변에서 대기하던 수사관들이 업소에 진입했다. 여성 접객원들은 현장에서 적발돼 조사를 받았고, 영업부장과 웨이터 등은 성매매 알선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다.

 

이 사건에서는 실제 성행위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업소 관계자에게 성매매 알선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성매매처벌법 제21조 제1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성매매죄는 성교행위나 유사성교행위가 실제로 이뤄져야 성립한다. 이 법은 성매매 알선 등과 달리 성매매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미수범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위장 단속 경찰관은 처음부터 성을 매수할 의사가 없다. 여성 접객원도 경찰관과 성행위를 하기 전에 단속됐으므로 이 위장 수사 건만 놓고 보면 성매매죄로 처벌하기 어렵다.

 

반면 성매매 알선죄는 다르게 판단된다.

 

성매매 알선은 성매매 당사자 사이에서 의사를 연결하거나 성매매가 가능하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성매매죄에 종속된 방조범이 아니라 그 자체로 성립하는 독립된 범죄다.

 

대법원은 알선자가 당사자들의 의사를 연결해 더 이상 개입하지 않더라도 성매매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주선했다면 알선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다. 실제 성매매가 이뤄지거나 당사자들이 성매매에 나아갈 진정한 의사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2020도9807 판결에서도 업소 운영자가 종업원을 통해 위장 경찰관을 방으로 안내하고 여성 접객원에게 연락해 해당 방에 들어가도록 한 경우 성매매 알선죄가 기수에 이른다고 봤다.

 

경찰관에게 실제 성 매수 의사가 없었다는 사정은 알선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도 영업부장이나 웨이터가 경찰관과 여성 접객원을 연결하고, 추가 개입 없이 성매매가 가능할 정도로 주선을 마쳤다면 성매매 알선죄의 기수가 성립할 수 있다. 주선행위가 그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면 알선미수죄가 문제 될 수 있다.

 

여성 접객원들은 이 위장 수사 건과 별개로 과거 다른 손님들과 성매매한 사실을 진술해 성매매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전해졌다. 위장 경찰관을 상대로 한 행위 자체가 성매매죄로 처벌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업소 운영자나 다른 관계자들의 책임도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면서 장소를 제공하거나 손님을 안내하고 예약을 관리하는 등 알선행위를 구체적으로 도왔다면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반면 단순히 업소에서 근무했거나 명의상 대표자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형사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성매매 영업에 대한 인식과 가담 행위가 증거로 입증돼야 한다.

 

위장 경찰관이 영업부장이나 웨이터를 거치지 않고 여성 접객원과 직접 협의했다면 중간 관계자의 알선행위를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중간 관계자가 접객원을 소개하고 장소를 배정하는 등 성매매가 가능하도록 연결했다면 실제 성행위가 없더라도 알선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처벌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느냐다.

 

알선죄가 성매매죄와 별도로 성립한다는 법리에 따르면 업소 운영자뿐 아니라 실장, 종업원, 광고 담당자, 장소 제공자 등도 구체적인 가담 내용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직접 성매매를 한 사람은 처벌되지 않는데 주변에서 이를 연결하거나 도운 사람은 기수범으로 처벌되는 결과도 발생한다.

 

성매매 알선을 독립된 범죄로 처벌할 필요성은 분명하다. 다만 업소에서 일했다거나 성매매 가능성을 막연히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관계자들의 책임을 넓혀서는 안 된다.

 

누가 성매매 조건을 정했는지, 접객원을 연결했는지, 장소를 배정했는지, 업소의 성매매 영업을 어느 정도 인식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접적인 주선행위와 주변적인 업무의 경계가 흐려지고 알선죄와 방조범의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