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극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정시설의 여름철 수용 환경에도 비상이 걸렸다.
법무부가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 수용자가 생활하는 수용동에 냉방설비를 확대하려 했지만, ‘범죄자에게 세금으로 에어컨을 설치해 준다’는 반발 여론에 부딪혀 사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올해 약 1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온열질환에 취약한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수용동 복도에 에어컨을 확대 설치할 계획이었다.
현재 교정시설에서는 의료 거실이 있는 환자 수용동 복도 등을 중심으로 에어컨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법무부는 수용 거실마다 냉방기를 설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복도를 냉방해 수용동 전체의 온도를 낮추는 간접 냉방 방식을 추진했다.
그러나 수용자 냉방에 국민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면서 교정시설 내부의 폭염 문제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6.9도를 기록한 지난 5일 서울구치소 일부 수용 거실의 내부 온도는 33도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수도권의 한 교정시설에서는 수용 거실 온도가 37도까지 치솟은 곳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정본부는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질환 위험이 큰 수용자를 대상으로 ‘여름철 자체 진료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와 65세 이상 고령자 등의 건강 상태를 별도로 관리하고, 위험성이 높은 수용자는 의료 거실에 배정하고 있다.
일반 수용자에게는 얼음물을 지급하고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할 경우 의료과에서 진료와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냉방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얼음물 지급과 개별 진료만으로 수용동 전체의 온도를 낮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염은 수용자뿐 아니라 교도관들의 근무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좁은 공간에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는 교정시설 특성상 기온이 오를수록 수용자들의 불쾌감과 피로가 커지고, 이에 따른 언쟁이나 다툼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교도관을 반복적으로 호출하거나 사소한 문제로 항의하는 사례도 평소보다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폭염 속 근무 중 교도관이 쓰러지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교도관은 “순찰을 한 바퀴 돌고 오면 온몸이 땀으로 젖을 정도”라며 “원칙적으로 수용자들은 거실 내에서 수용복을 입고 있어야 하지만, 요즘 같은 더위에는 옷을 벗고 있어도 별도로 제재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정시설 냉방을 수용자에게 쾌적한 생활을 제공하는 차원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박병선 소망교도소 전문경력관 겸 오산대학교 겸임교수는 “교정시설의 냉방 문제를 단순히 수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폭염으로 온열질환이나 수용자 간 충돌이 발생하면 결국 현장에서 이를 관리하고 대응해야 하는 사람은 교도관들인 만큼, 최소한의 냉방설비는 수용자와 교도관 모두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