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500만원인 두 청년이 각각 정책대출 소득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결혼을 하면 부부합산 소득이 9000만원으로 올라 지원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에 정부가 혼인신고만으로 대출·청약·세제 등에서 불리해지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손질하기 위한 제도 개선 검토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엑스(X)에 “청년들이 국가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대출과 청약, 세제 등 결혼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22개 제도를 살펴보고 개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출·청약 등에서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불리해지는 사례를 보고받고 “반드시 찾아내 고쳐야 한다”며 관련 제도를 전수 점검해 보고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논의의 핵심은 혼인 이후 적용되는 ‘부부합산 소득’과 ‘세대 단위’ 기준이다.
일부 주택 관련 정책은 미혼자에게 본인 소득과 주택 보유 여부를 중심으로 자격을 판단하지만, 혼인 후에는 배우자의 소득과 자산, 주택 보유 여부까지 함께 심사한다.
두 사람의 실제 소득이나 재산이 혼인신고를 전후해 달라지지 않더라도 제도상 지원 대상에서는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는 구조다.
보금자리론이 대표적이다. 미혼자는 연소득 7000만원 이하를 기본 소득요건으로 적용받지만 신혼부부는 부부합산 연소득 8500만원 이하 기준이 적용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혼인 전에는 각각 요건을 충족하다가 혼인 후 합산 기준을 넘어서면서 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청년과 신혼부부가 실제로 체감하는 불이익 사례를 중심으로 제도 전반을 점검해 왔다.
이 대통령은 “청년 포럼과 부동산 토론회, 관계부처 검토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며 “그 과정에서 대출, 청약, 세제와 같이 주거와 자산 형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22개 과제가 우선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게시글에 함께 첨부된 ‘청년 목소리로 찾은 결혼 페널티 22개’ 과제에는 ▶디딤돌 내집마련 대출 소득요건 완화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소득요건 완화 ▶보금자리론 소득요건 완화 ▶전세사기 피해자 대상 주택대출 소득요건 완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신청 대상 확대 ▶신생아 특례대출 출산·입양요건 완화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대상 확대 ▶신생아 특례대출 맞벌이 소득기준 확대 등 정책대출 관련 개선안이 담겼다.
청약 분야에서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혼인기간 가점 기준과 청약요건을 손질하고 예비신혼부부의 청약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신생아 특별공급의 경우 출산 때마다 추가 청약 기회를 부여하고, 결혼으로 소형주택 2채를 보유하게 된 세대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청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세제 분야에서는 결혼으로 2주택자가 된 경우 취득세 중과 제외 범위를 확대하고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와 신생아 출산가구의 취득세 감면을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상환액에 대한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내용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복지 분야에서는 혼인 이후 가구소득이 합산되면서 기초생활보장이나 지방자치단체 청년 월세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를 살펴본다. 부부가 모두 군인인 경우 주택수당 지급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22개 과제에 포함됐다.
다만 22개 과제가 모두 그대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정책대출 소득기준을 어느 수준까지 완화할지와 소형주택의 가격·면적 기준, 세제 혜택의 대상과 적용 기간 등은 관계부처의 추가 검토를 거쳐 구체화될 전망이다.
지원 범위를 넓히는 과정에서 고소득 맞벌이 가구나 기존 주택 보유 가구까지 혜택이 확대될 경우 미혼 청년이나 저소득 무주택 가구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제도 개선 효과와 지원 대상 간 형평성을 함께 따져볼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또 그 방안이 모두에게 공정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하나씩 꼼꼼히 살펴보려 한다”며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