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부순 문, 그냥 고치지 마세요”…손실보상 절차 간소화

범인 검거·긴급구조 중 재산 피해 국가가 보상
안내서·문자 고지 확대하고 소액 사건 신속 처리

 

새벽 시간 절도 용의자를 뒤쫓던 경찰이 영업이 끝난 음식점 안으로 숨어든 용의자를 발견했다. 경찰은 검거를 위해 잠겨 있던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내부로 진입했고, 용의자는 현장에서 붙잡혔다.

 

하지만 다음 날 가게에 나온 업주에게는 부서진 출입문과 잠금장치가 남았다. 업주는 범행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지만 경찰의 적법한 직무집행 과정에서 재산상 손실을 입은 것이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지만 범인 검거나 긴급구조 등 경찰의 적법한 직무 수행 과정에서 이처럼 책임 없는 국민의 재산이 훼손되는 일은 현실에서도 발생한다.

 

이에 경찰이 손실 발생 단계부터 당사자에게 보상 제도를 안내하고, 소액 사건은 보다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향으로 절차 개선에 나선다.

 

경찰청은 오는 10일부터 국민이 경찰 손실보상 제도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손실보상제도 종합 개선계획’을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경찰 손실보상은 경찰관이 적법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책임 없는 국민에게 재산상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국가가 이를 금전으로 보상하는 제도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 근거해 2014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긴급구조나 범인 검거 과정에서 재산상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피해 당사자가 현장에 없거나 경찰 조치가 우선되면서 손실보상 절차를 충분히 안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경찰은 재산상 손실이 발생한 현장에서 당사자에게 손실보상 안내서를 제공하기로 했다.

 

안내서는 휴대하기 쉽도록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로 제작하고, 당사자를 직접 만나기 어려운 경우에는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보상 대상 여부와 신청 방법 등을 안내한다.

 

손실 규모와 적정 보상액을 판단하는 과정에는 외부 전문가도 참여한다.

 

경찰은 건물이나 시설물, 물품 등의 피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사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손해 감정 자문단’을 도입한다.

 

손실 규모나 적정 보상액을 두고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 의견을 받아 심사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소액 손실보상 사건의 심의 절차도 간소화한다.

 

경찰은 지난해 경찰관직무집행법 시행령을 개정해 100만원 이하 손실보상 청구에 간이 심의 절차를 도입했다.

 

이번 개선계획에서는 현장 안내와 관련 절차를 함께 정비해 소액 사건이 청구부터 실제 보상금 지급까지 보다 신속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보상 결정과 지급 절차의 처리 기한도 명확히 해 청구인이 장기간 결과를 기다리는 문제를 줄이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손실보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손실을 본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경찰 손실보상 제도의 개선 사항을 꾸준히 발굴해 국민 권익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