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47년 4개월 조주빈, '형량 합산 상고' 요구...헌재 "현행법 합헌"

마지막 사건 징역 5년…양형부당 이유로 상고 못 해
헌재 “확정형 아닌 개별 사건 선고형 기준 정당”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총 징역 47년 4개월이 확정된 조주빈이 대법원에서 전체 형량을 합산해 양형을 다툴 수 있도록 해달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3일 조주빈이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사형이나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해 중대한 사실오인이나 형의 부당함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별 재판에서 선고된 형이 징역 10년 미만이면 양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대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없다.

 

조주빈은 2019년 8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아동·청소년과 성인 여성의 성 착취물을 제작한 뒤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1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42년을 확정받았다.

 

별도로 기소된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징역 4개월이 선고됐고,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되면서 2024년 형이 확정됐다.

 

조주빈은 2019년 1월부터 11월까지 당시 청소년이던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도 2022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에서는 지난해 12월 징역 5년이 확정됐고, 확정된 형은 모두 징역 47년 4개월이다.

 

그러나 마지막 사건에서 선고된 형은 징역 5년이어서 조주빈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없었다.

 

형사소송법상 상고 가능 여부는 이미 확정된 형을 합산하지 않고 해당 사건에서 선고된 형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조주빈은 검사가 사건을 나눠 기소해 재판이 별도로 진행된 경우 각 사건의 형을 합산하면 징역 10년 이상이 되더라도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없는 것은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대법원이 신청을 기각하자 조주빈은 올해 1월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조주빈은 “전체 형량을 합산하지 않고 개별 사건의 선고형만을 기준으로 상고를 제한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어긋나고 재판청구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개별 사건에서 선고된 형을 기준으로 상고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현행 제도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10년 미만의 형이 선고된 경우까지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상고이유로 주장할 수 있게 한다면 상고이유의 인정 범위만 확대돼 상고심의 심리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한정된 사법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나 법률심으로서의 상고심 기능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청구권 침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법률심인 상고심의 기능을 높일 필요가 있고 피고인에게 1·2심에서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다툴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은 정당한 입법 목적을 위한 필요하고 합리적인 제한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