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테이블 위 휴지통에 소변 본 남성, 공연음란죄 성립될까

공연음란 여부 ‘음란성’이 관건
유사 판례서 공연음란 불인정

 

고령의 남성이 술집에서 테이블 위 휴지통에 소변을 보고 음식값도 내지 않아 경찰에 체포됐다. 공개된 장소에서 소변을 본 행위가 공연음란죄에 해당하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인천에서 술집을 운영 중인 A씨가 지난 3일 밤 10시께 한 고령의 남성이 저지른 비위생적 행위를 제보했다.

 

노인은 가게에 들어올 때부터 술에 취한 모습으로 국물떡볶이와 소주 1병 등 2만~3만원가량의 음식과 술을 주문했다.

 

약 1시간 뒤 가게 직원은 남성이 술에 많이 취한 상태라 판단해 귀가를 권유했지만 남성은 가게를 떠나지 않았다.

 

이후 자정쯤 남성은 테이블 위에 있던 휴지통을 들고 자신의 바지 앞섶에 댄 채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당시 매장 내 손님은 대부분 여성이었고, 가게 직원 역시 여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A씨는 경찰에 신고하도록 지시했고, 신고를 받은 후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남성을 공연음란과 무전취식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A씨는 해당 남성이 두 달 전에도 자신의 가게에서 무전취식을 한 사람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술집에서 휴지통에 소변을 본 행위를 형법 제245조에서 정한 공연음란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다.

 

형법은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음란한 행위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신체 주요 부위를 공개된 장소에서 노출했다는 사실만으로 공연음란죄가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행위가 이뤄진 시간과 장소, 노출 부위와 방법·정도, 노출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해 음란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2024년 부산지법은 음식점 테이블에서 성기를 노출한 채 소변을 본 사건에서 공연음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행위가 단순히 불쾌감을 주는 수준을 넘어 공연음란죄에서 요구하는 음란성을 띠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공연음란과 무전취식뿐만 아니라 퇴거 요구에 불응한 경위나 실제 영업에 지장을 줬는지에 따라 퇴거불응죄와 업무방해죄도 추가로 검토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되는 혐의와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주가 청소·소독비 등 실제 손해를 입었다면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