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유묵 ‘독립’ 반환 지연…경기도 지원금 13억원 처리 절차는

국내 반환 협상 장기간 제자리
경기도, 연말 이후 지원금 정리

 

경기도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내 반환을 추진한 안중근 의사의 유묵 ‘獨立’(독립)이 아직 일본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도는 올해 말까지 일본 측 소장자와 협의를 이어가되 반환이 성사되지 않으면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지원한 13억원의 반납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1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독립’은 안 의사가 중국 뤼순감옥에서 직접 써 일본인 간수에게 건넨 작품이다. 조국 독립을 향한 안 의사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묵으로 평가된다.

 

현재 일본인 간수의 후손이 소유하고 있으며 일본 교토 류코쿠대학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유묵의 국내 반환을 추진했다. 지난해 9월 추가경정예산으로 13억원을 편성해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민간자본보조 방식으로 지원했다.

 

전체 매입 비용은 약 26억원으로 예상됐다. 경기도 지원금을 제외한 나머지 13억원은 국민펀딩으로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일본 측 소장자와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펀딩도 시작하지 못했다.

 

경기도는 유묵 확보 가능성이 구체화되면 국민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반환 성과가 없으면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지급한 지원금을 반납받아 처리할 방침이다.

 

다만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지급된 13억원이 지방보조금에 해당한다면 연말까지 유묵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전액이 자동 환수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의 계속 가능성과 보조금 집행 내역을 확인한 뒤 사업기간 연장이나 교부결정 변경, 사업 종료에 따른 정산, 교부결정 취소와 반환명령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협상이 계속되고 사업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사업기간을 연장하거나 교부결정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며 “매입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교부결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하고 집행잔액과 발생 이자 등의 반환을 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환액은 실제 집행 내역에 따라 달라진다”며 “지원금이 집행되지 않았다면 원금과 발생 이자 대부분이 반납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감정비나 협상 비용 등이 사업 목적에 맞게 적법하게 사용됐다면 이를 제외한 잔액이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가 밝힌 ‘불용 처리’는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지급된 보조금을 곧바로 소멸시키는 절차는 아니다.

 

사업 정산이나 교부결정 취소를 통해 반환액을 확정하고 회수한 뒤 예산상 후속 처리가 이뤄진다.

 

경기도는 ‘독립’과 함께 안 의사의 또 다른 유묵인 ‘長歎一聲 先弔日本’(장탄일성 선조일본)의 국내 반환도 추진했다.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 의사가 일본제국 관동도독부의 고위 관료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민간자본보조 방식으로 24억원을 지원해 지난해 해당 유묵을 국내로 들여왔다. 현재 경기도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 ‘독립’과 ‘장탄일성 선조일본’의 일본인 소장자는 서로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독립’의 국내 반환을 위해 소장자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반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 안중근평화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오는 9월 문을 열 예정인 센터에서는 안 의사 유묵 영인본 상설 전시와 참여형 체험 콘텐츠, 안중근 특화 카페 등이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