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면 같은 처분을 두고 다시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해 위법성을 다툴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대학교수 류 모 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정직처분 무효확인소송에서 지난 6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학교법인 나사렛학원이 운영하는 한 대학은 2021년 류 씨가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파면 처분을 내렸다.
류 씨가 소청심사를 청구하자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징계가 지나치다고 판단해 파면 처분을 취소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류 씨를 다시 해임했고, 이 처분도 민사소송을 거쳐 무효로 확정됐다.
학교 측은 민사소송 과정에서 인정된 일부 징계사유를 토대로 2023년 류 씨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류 씨가 다시 소청심사를 청구하자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그의 행위에 학생 보호 등 공익적 목적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정직 기간을 1개월로 줄였다.
류 씨는 정직 1개월 처분도 위법하다며 취소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했고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하면서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류 씨는 이후 같은 처분을 상대로 소송 형태를 바꿔 다시 법원의 판단을 구했다.
그는 정직 1개월 처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처음부터 효력이 없었다며 2025년 10월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서는 앞선 취소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후 제기된 무효확인소송에도 미치는지가 쟁점이 됐다.
기판력은 확정판결에서 판단된 사항을 당사자가 후속 소송에서 다시 다투거나 법원이 앞선 판결과 모순되는 판단을 할 수 없도록 하는 효력을 말한다.
재판부는 같은 정직처분을 두고 소송 형태만 바꿔 다시 위법성을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행정처분 취소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그 처분이 적법하다는 점에 관해 기판력이 생긴다”며 “그 후 원고가 이에 대해 무효확인을 소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행판결의 소송물은 이 사건 결정의 위법 여부”라며 “선행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결정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에도 미친다”고 설명했다.
앞선 취소소송에서 정직처분의 위법성이 이미 판단된 만큼 후속 무효확인소송에서 같은 처분을 무효라고 판단할 경우 확정판결과 모순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법원은 선행판결과 모순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원고의 청구는 선행판결의 기판력에 반하므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