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활용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AI를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는 ‘자동화’ 방식으로 많이 활용하는 업종일수록 청년 고용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년층 일자리는 28만 5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26만 8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줄어 전체 감소분의 94%를 차지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정보서비스업의 청년 취업자 수가 2022년 6월보다 31.4% 감소했고 출판업은 27.4% 줄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과 전문서비스업도 각각 16.6%, 11.6% 감소했다.
특히 AI를 실제 업무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청년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나타났다.
보고서는 AI 활용 방식을 ‘자동화’와 ‘증강’으로 구분했다. 자동화는 기존에 사람이 하던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하는 방식이며, 증강은 사람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AI를 학습이나 초안 작성·개선, 검증 등에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사람의 업무를 AI가 대신하는 자동화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청년 고용 감소 폭이 컸다. 반면 AI가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는 증강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이 같은 패턴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증강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에서는 청년 고용 감소가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연구진은 AI 도입 여부 자체보다 이를 업무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가 고용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성형 AI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와 사회초년생이 주로 맡는 초급 업무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도 이러한 차이의 배경으로 꼽혔다. 자료 정리와 문서 작성, 기초 분석, 단순 코딩 등을 AI가 대신할 경우 기업이 신규 인력을 채용해 교육할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도 이전보다 낮아졌다. 국내 신규채용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2019년 평균 36.9%에서 2024~2026년 29.3%로 7.6%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연구진은 AI가 청년층에 반드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기존 연구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했을 때 경험이나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의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향상되는 결과도 확인됐다.
AI를 숙련 근로자의 지식과 업무 방식을 전달하는 ‘디지털 코치’로 활용하면 청년층의 학습 속도를 높이고 숙련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진은 기존의 초급 일자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청년이 AI와 함께 일하며 경험과 숙련을 쌓을 수 있도록 경력 형성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 시대에 맞는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기업의 교육·멘토링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나타나는 청년 고용 위축이 AI의 본질적인 영향이라기보다 기업이 기존 업무구조를 유지한 채 AI를 초급 업무의 비용 절감 수단으로 활용하는 도입 초기의 현상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팬데믹 당시 과잉채용의 정상화와 경력직 중심의 채용 관행, 기업 내부교육 약화, 재택근무 확산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수 있어 청년 고용 부진을 AI의 영향만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기존 초급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머물기보다 청년이 AI와 함께 일하며 경험과 숙련을 쌓을 수 있도록 경력 형성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AI 시대에 맞는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기업의 교육·멘토링 비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