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반려동물 ‘SFTS 비상’…고열·식욕부진 주의

혈소판 감소·염증수치 상승 동반...
백신·치료제 없어 야외활동 관리 중요

 

여름철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발열과 식욕부진, 무기력 등 초기 증상이 장염이나 열사병과 비슷해 감염 여부를 조기에 구별하기 어려운 데다 예방백신과 특이 치료제도 없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3일 질병관리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 따르면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사람은 물론 개와 고양이 등 동물도 감염될 수 있다.

 

반려동물이 감염됐을 때는 발열과 식욕부진, 무기력,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혈소판 감소나 염증수치 상승 등 혈액검사상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실제 국내 반려견 SFTS 감염 사례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감염된 개 가운데 발열과 식욕부진이 각각 57.1%에서 나타났고 무기력은 42.9%, 구토는 35.7%에서 확인됐다.

 

올해 발표된 서울지역 반려견 감염 사례에서도 염증지표 상승과 백혈구·혈소판 감소, 위장관 이상 등이 관찰됐다.

 

문제는 이 같은 증상이 장염이나 열사병 등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 초기에는 SFTS 감염 여부를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예방백신이나 SFTS 바이러스를 직접 치료하는 특이 치료제도 없다.

 

 

최근 경기 성남시 위례동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한 보호자는 평소 잘 먹던 반려견이 갑자기 사료를 거부하고 열이 나자 동물병원을 찾았다.

 

혈액검사에서는 염증수치가 크게 올라가 있었지만 췌장염이나 장염 등 뚜렷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여름철인 만큼 열사병 등을 의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진료 과정에서 수의사는 SFTS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해 관련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반려견은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SFTS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고 최종적으로 단순 감기 증상으로 진단됐다.

 

SFTS의 위험은 반려동물의 감염에만 그치지 않는다.

 

감염된 동물의 혈액이나 침, 분비물 등 체액에 직접 노출되는 과정에서 사람이 감염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수의사회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거나 단순히 접촉하는 것만으로 감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SFTS에 감염돼 증상을 보이는 동물의 혈액이나 체액에 직접 노출될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려동물이 SFTS 의심 또는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맨손으로 혈액이나 배설물 등을 처리하지 말고 장갑 등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밀접 접촉한 보호자는 이후 14일 동안 발열이나 소화기 증상 등이 나타나는지 살펴보고,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을 찾아 반려동물과 접촉한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정부도 반려동물을 매개로 한 사람 감염 가능성을 별도로 감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동물병원 기반 SFTS 감시사업’을 통해 동물병원에서 SFTS 양성으로 진단된 반려동물을 신고받고, 양성 동물과 밀접 접촉한 보호자와 동물병원 종사자의 증상 발생 여부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활동을 마친 뒤 반려동물의 털과 피부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리움동물의료센터 김태훈 원장은 “풀숲이나 잔디밭 산책, 캠핑 등 야외활동을 한 반려동물에게 갑작스러운 고열이나 식욕부진, 심한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진드기 노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드기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는 맨손으로 잡거나 억지로 떼어내지 않는 것이 좋다”며 “핀셋으로 피부에 가까운 부분을 잡아 천천히 수직 방향으로 제거하고, 직접 제거하기 어렵다면 동물병원을 찾아 처치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