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 미만이면 무조건 과밀수용?…법원 “기간·경위도 따져야”

2㎡ 미만 수용됐지만 항소심도 패소
법원 “면적·기간·수용 경위 종합해야”

 

일부 기간 1인당 면적이 2㎡에 못 미치는 거실에 수용된 사실이 확인됐더라도, 그 기간이 비교적 짧고 면적도 위법성 판단 기준인 2㎡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9-2민사부(재판장 변지영)는 수용자 A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2012년부터 안양교도소와 서울동부구치소, 경북북부제2교도소 등에서 여러 차례 수용생활을 했다.

 

그는 수용기간 대부분을 1인당 2㎡ 이하의 공간에서 생활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심에서는 청구액을 1500만원으로 줄였다.

 

국가는 과밀수용에 따른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입증할 책임이 A씨에게 있지만, 실제 수용기간 동안 위법한 과밀수용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맞섰다.

 

항소심 재판부는 교정기관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A씨가 2024년 3월 12일부터 같은 해 8월 7일까지 일부 기간 1인당 도면상 면적이 1.62㎡와 1.87㎡ 등 2㎡ 미만인 거실에 수용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2㎡ 미만 거실에서 생활했다는 사실과 국가배상 책임이 발생하는 위법한 과밀수용에 해당하는지는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수용정원은 교정 목적을 원활히 달성하기 위해 정한 내부 기준이고, 그 준수 여부는 해당 교정시설의 제반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며 “수용정원을 초과했다는 사정 자체만으로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2㎡ 미만 거실에 수용된 기간 중 상당 부분은 징벌사범으로 조사받던 때였다”며 “기존 거실에서 분리 수용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2㎡ 미만인 거실에 수용됐다고 하더라도 위법성 판단 기준인 2㎡와 크게 차이 나지 않고, 그 기간도 비교적 단기간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수차례 1인당 수용면적이 2㎡ 미만인 공간에 수용된 사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위법한 과밀수용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달리 국가의 위법한 과밀수용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2022년 수용자가 화장실을 제외한 거실에서 1인당 도면상 면적 2㎡ 미만을 사용했다면, 예상하지 못한 일시적인 수용률 폭증으로 단기간 불가피하게 인원을 조정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재판부는 2㎡ 미만 수용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수용 기간과 면적, 징벌 조사를 위한 분리 필요성 등을 고려해 국가배상 책임이 발생하는 위법한 과밀수용으로 보지는 않았다”며 “앞으로도 2㎡ 미만인지뿐 아니라 해당 상태가 얼마나 지속됐고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가 위법성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