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도심에서 한 운전자가 여성과 중학생 딸이 탄 차량을 약 8분간 뒤쫓아 세 차례 들이받고, 총처럼 보이는 물건과 송곳으로 위협한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달 27일 중학교 1학년 딸을 태우고 대구 수성구의 한 도로를 운전하던 중 뒤따라오던 차량 운전자 B씨로부터 위협을 받았다.
B씨는 A씨 차량을 추월해 앞을 가로막은 뒤 총처럼 보이는 물건을 들고 다가갔다. A씨가 현장을 벗어나자 다시 차량을 몰아 약 8분 동안 뒤쫓았다.
B씨는 A씨 차량이 앞차에 막혀 속도를 줄이자 뒤에서 두 차례 들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총처럼 보이는 물건을 겨누며 차에서 내리라고 소리치고 차량 유리창 등을 여러 차례 내리쳤다.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간 B씨는 후진해 A씨 차량을 다시 충격했다. 이후 장갑을 끼고 송곳을 꺼내 타이어를 찔러 펑크를 내고 유리창까지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 차량에는 중학생 딸이, B씨 차량에는 5세 딸이 타고 있었다.
A씨의 딸은 차량 안에서 사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가 들고 있던 물건은 장난감 총으로 확인됐고, 지난 24일 특수상해 등 혐의로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차량으로 고의 충돌했다면 특수상해 가능
자동차로 상대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아 피해자나 동승자가 다쳤다면 특수상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
자동차는 운행 방법과 충돌 당시 상황에 따라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물건으로 평가된다.
차량 충격으로 피해자가 염좌나 타박상 등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면 특수상해 혐의도 문제될 수 있다.
또 상해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차량으로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충격을 가했다면 특수폭행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인 죄명은 충돌 당시 속도와 횟수, 충격 정도, 차량 내 탑승자 유무와 위해를 가하려는 고의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특히 보복할 목적으로 피해 차량을 뒤쫓아 진로를 막고 반복적으로 충돌한 정황은 고의성을 판단하는 주요 근거가 된다.
장난감 총도 협박죄 가능…송곳 사용하면 처벌 무거워질 수도
B씨가 들고 있던 물건이 실제 총기가 아닌 장난감 총이라고 해서 협박죄가 곧바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총처럼 보이는 물건을 피해자에게 겨누며 차에서 내리라고 요구했다면 물건의 외관과 사용 방법, 당시 피해자가 처한 상황 등을 토대로 협박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협박죄는 반드시 말로 위해를 예고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행동을 통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로 해악을 알린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장난감 총이 특수협박죄에서 규정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재질과 기능, 객관적인 위험성, 구체적인 사용 방법 등을 별도로 따져야 한다.
반면 송곳은 사용 방법에 따라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물건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송곳으로 타이어를 찌르고 유리창을 훼손한 행위에는 특수재물손괴죄도 문제된다.
형사처벌과 피해 배상은 별개…수리비·치료비 청구 가능
가해자가 특수상해나 특수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처벌받더라도 피해 차량의 수리비가 자동으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와의 형사합의나 보험 처리, 별도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피해를 배상받아야 한다.
배상 범위에는 차량 수리비와 타이어 교체비, 견인·보관 비용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수리 기간 차량을 사용하지 못했다면 대차료나 이에 상당하는 교통비도 청구할 수 있다.
피해자나 동승자가 충돌로 다쳤다면 치료비와 휴업손해, 위자료도 배상 대상이 된다.
수리를 마친 뒤에도 차량 가치가 하락한 경우에는 차량 연식과 파손 정도, 주요 골격의 손상 여부 등에 따라 감가손해가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가해자가 고의로 일으킨 사고는 자동차보험의 보상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피해자가 자기차량손해담보로 먼저 수리하면 보험사는 지급한 보험금 범위에서 가해자 측에 구상권을 행사한다. 자기부담금 등 보험으로 보상받지 못한 손해는 피해자가 별도로 청구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차량 수리비나 치료비가 자동으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며 “보험이나 합의로 보상받지 못한 손해는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블랙박스와 휴대전화 촬영 원본, 차량 손상 사진, 수리 견적서와 영수증, 견인·대차 자료 등을 확보해야 한다”며 “피해자나 동승자가 충돌 이후 통증이나 불안 증세로 진료받았다면 진단서와 진료기록도 함께 보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