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행 전모 몰랐어도 공동정범 성립할까?

 

Q. 보이스피싱인지 알지 못하고 사람을 모집했어도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나요?

 

저는 텔레그램 공고를 보고 온라인에서 아르바이트 지원자를 모집해 다른 계정으로 연결해 주고 건당 10만원을 받았습니다. 약 3개월 동안 30명가량을 모집했는데, 일부가 보이스피싱 인출책·수거책으로 투입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저도 사기의 공동정범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조직 전체 피해액 6억원이 공소사실에 포함됐습니다.

 

피해자에게 전화하거나 돈을 직접 받은 적이 없어도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나요? 방조범과의 구분 기준과 조직 전체 피해액에 대한 책임 범위도 궁금합니다.

 

A. 구체적인 증거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지만,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하거나 돈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동정범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상 공동정범은 범행을 함께하기로 하고 역할을 나눠 실행한 경우 성립합니다.

 

직접 범행의 일부만 담당했더라도 조직에서 맡은 역할이 범죄 실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면 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반면 방조범은 범행을 공동으로 지배하지 않고 정범의 실행을 돕는 데 그친 경우를 말합니다.

 

보이스피싱에서 인출책이나 수거책을 모집하는 행위는 범행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이어서 가볍게 평가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3개월 동안 약 30명을 반복적으로 모집하고 건별 수당을 받았다면 조직의 역할을 지속해서 분담했다는 정황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범행 전모나 개별 피해자를 몰랐다고 해서 책임이 반드시 부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불법적인 범행에 이용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받아들였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업무가 일반적인 구인 활동으로 보였는지, 다른 조직원과 어떤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범죄 관련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합니다.

 

방조범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32조에 따라 정범보다 형을 감경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형량은 가담 기간과 역할, 피해 규모, 취득한 수익, 전과와 피해 회복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방조라는 이유만으로 집행유예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 전체 피해액 6억원에 대해서도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공모 범위 안에서 다른 조직원이 저지른 범행까지 책임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를 직접 만나지 않았거나 피해금을 모두 취득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책임 범위가 제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검찰은 질문자가 공모한 범행의 범위와 각 피해 사이의 관련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모집한 사람들이 실제 범행에 투입됐는지, 질문자의 가담 전후에 발생한 피해가 포함됐는지, 전체 범행을 포괄적으로 공모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판단 대상입니다.

 

결국 모집책이라는 명칭이 아니라 실제 역할과 범행에 대한 인식 정도입니다.

 

가담자는 자신의 역할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공모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피해까지 책임이 자동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