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밖 법조 진입로 열어야”…국회서 예비시험 도입 토론회 개최

이언주, 예비시험 도입 개정안 발의
법무부 “진입장벽 공감…신중 검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법조인 양성의 중심축으로 유지하면서도 경제적·시간적 여건 등으로 로스쿨에 진학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별도의 진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대안으로는 일정한 법학 과목을 이수한 사람이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아도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이 제시됐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을 위한 토론회-법조계 진입로 다양화의 필요성’이 열렸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예비시험 신설을 골자로 한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법무부 장관이 매년 한 차례 예비시험을 실시하고 합격자에게 로스쿨 석사학위를 취득하지 않아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응시 대상은 일정 학점 이상의 법학 과목을 이수한 사람으로 제한하고, 선발 예정 인원은 로스쿨 총입학정원의 5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200년 로스쿨 개원 이후 법조계 진입 경로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논의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취임 직후 “실력이 되면 꼭 로스쿨을 안 나와도 변호사 자격을 검증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법조인 양성 경로가 사실상 로스쿨로 단일화된 구조를 보완해 진입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발제자로 나선 안경봉 전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예비시험을 과거 사법시험의 부활이 아닌 현행 로스쿨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제시했다.

 

안 전 교수는 “로스쿨은 2009년 출범해 지난 17년간 법조인 양성의 중심 제도로 정착해 왔다”면서도 “비용과 시간, 지역적 제약 때문에 로스쿨에 진학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법조 진입의 길이 사실상 닫혀 있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정철승 법무법인 더펌 대표변호사는 법조인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도 예비시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현행 로스쿨 제도가 시행된 이후 법조인 양성 체계에 대한 충분한 점검과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2009년 제도를 시행한 뒤 2026년 현재까지 17년이 지나도록 단 한 번의 실태조사도 하지 않고 제도 개선도 하지 않았다”며 제도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과 정의를 다루고 분쟁을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법조인이 특정 사회·경제적 계층에서만 배출되는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며 법조인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법조계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예비시험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동근 법무부 법조인력과장은 “시간·금전적 여력이 부족한 청년과 사회적 약자 계층이 소외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다만 법학 학부교육의 약화와 사교육 시장 확대, 낮은 합격률에 따른 ‘고시 낭인’ 재발 가능성 등은 제도 도입에 앞서 검토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이 과장은 “법학 학부교육 상황에 대한 조사나 정상화 방안 마련 없이 예비시험을 도입하면 결국 사교육 시장의 확대가 예견된다”며 “이는 예비시험 준비생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져 제도 도입 취지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예비시험과 현행 로스쿨 체계를 어떻게 조화시킬지도 제도 설계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이 과장은 “기존 로스쿨 제도와 조화를 이루는 데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제도 설계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오늘 논의된 내용을 충분히 참고해 향후 법조인 선발·양성 제도 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