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가 주관하고 심사에 참여하는 수용자 글쓰기 공모전의 수상 결과가 교도소장 명의의 표창으로 이어지고, 해당 표창이 교정처우 재심사와 가석방 예비회의의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수용자의 인성 변화와 재범 방지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수용자 감사쓰기 공모전’ 수상자 가운데 일부에게 소장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감사쓰기 공모전은 수용자가 일상에서 감사할 일을 기록하는 ‘100감사쓰기’와 ‘매일 5감사쓰기’ 등을 통해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생활 태도를 기르도록 마련된 행사다.
교정본부는 2022년 10월 사단법인 감사나눔연구원과 교정시설 내 감사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법무부는 같은 해 11월 감사쓰기 교육 영상을 제작하고 제1회 공모전을 열었다.
첫해 한 차례 열렸던 공모전은 2023년부터 연 2회로 정례화됐다. 응모 건수는 2022년 796건에서 2023년 1회 1612건, 2회 1643건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각각 1258건과 1223건이 접수됐다.
올해 1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열린 제7회 공모전에는 수용자 869명이 응모해 220명이 입상했다. 공모전 수상을 계기로 소장표창을 받은 수용자는 2023년 33명, 2024년 32명, 지난해 68명으로 집계됐다.
감사쓰기 공모전은 수용자의 자기 성찰과 교화를 돕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취지를 갖는다.
다만 민간단체가 주관하고 심사에 참여한 공모전의 수상 결과가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 국가기관인 교정시설의 소장표창으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법무부는 소장표창의 근거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106조 제4호를 제시했다.
해당 조항은 수용생활에 모범을 보이거나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제안을 하는 등 특히 포상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수용자를 소장이 포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표창대상자 선정에 대해 법무부는 <더시사법률>에 “감사나눔연구원에서 감사쓰기 내용을 심사하고, 교정직공무원과 교정위원이 참여해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시행규칙 제214조의2는 제106조 제4호에 해당하는 경우의 포상기준으로 소장표창과 가족만남의 날 행사 참여 대상자 선정을 두고 있다.
다만 법무부는 공모전 수상자를 형집행법상 포상 대상자로 선정하는 별도의 기준과 절차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공식 가점은 아니지만 처우·가석방 참고자료로 활용
소장표창 대상자 선정에 객관적인 기준과 절차가 필요한 이유는 표창이 단순한 공모전 수상 경력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소장표창은 수형자의 경비처우급을 조정하는 정기 재심사와 가석방 심사에 앞서 각 교정기관이 진행하는 예비회의 자료에 활용된다.
이후 적격심사 신청 대상자로 선정되면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가 재범 위험성과 수용생활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가석방 적격 여부를 심사한다.
가석방 업무지침 제42조는 수용생활 중 취득한 자격과 표창 가운데 가석방 심사에 참고할 사항을 기재하도록 규정한다.
별도의 점수로 환산되거나 가석방 여부를 단독으로 좌우하지는 않지만, 수형생활 태도와 교정 성과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구조다.
또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범죄 내용과 형 집행 경과, 교정성적, 재범 위험성, 보호관계 등을 종합해 가석방 적격 여부를 결정한다.
공모전 운영 사정을 아는 한 교정공무원은 “공모전 수상에 따른 소장표창이 수형자의 처우와 가석방 관련 자료에 포함되는 만큼 작품 심사와 형집행법상 포상 대상자 선정 절차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글을 잘 쓰거나 공모전을 알고 참여한 수용자에게 표창 기회가 집중되지 않도록 포상 요건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사나눔연구원은 공모전 심사와 함께 시상금도 지원하고 있다. 시상금은 온라인으로 수상자의 수용자 예금계좌에 입금된다.
연구원은 각 교정기관에 감사나눔신문도 매월 두 차례 기부하고 있다.
법무부는 감사나눔신문을 구매하거나 구독하지 않고 있으며, 연구원과 광고·홍보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민간단체가 작품 심사와 시상금 지원, 관련 신문 제공에 참여하는 공모전의 결과가 소장표창을 거쳐 처우·가석방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공모전 평가와 국가기관의 포상 결정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