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기관을 상대로 한 정보공개청구가 9년 사이 3.5배로 늘었다. 징벌이나 처우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려는 청구도 있지만, 자신의 권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보를 광범위하게 요구하거나 같은 청구를 반복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2일 법조계와 법무부의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교정기관에 접수된 정보공개청구는 2016년 1만7675건에서 2025년 6만2580건으로 254.1% 증가했다.
지난해 법무부에 접수된 전체 정보공개청구 9만8936건 가운데 교정기관 대상 청구가 63.2%를 차지했다.
교정기관이 2025년 공개 여부를 결정한 3만6400건 가운데 전부 또는 일부 공개한 비율은 96.8%였다.
비공개는 3.2%에 그쳤다. 같은 해 정보공개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은 264건, 행정심판은 477건, 행정소송은 39건 제기됐다.
최근 리걸테크 플랫폼 엘박스를 통해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 10건을 분석한 결과, 청구 대상을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은 채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거나 같은 자료를 반복해 청구한 사례가 확인됐다.
경주교도소에 수용 중인 A씨는 다른 사람들이 법무부에 청구한 133건의 정보공개청구 내용과 공개 자료 전부를 요구했다.
A씨가 2024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약 5개월 동안 법무부에 제기한 정보공개청구는 182건에 달했다.
법원은 133건의 자료에서 제3자의 개인정보를 일일이 식별해 삭제하려면 과도한 행정력이 소모되고, 해당 정보가 A씨의 법적 지위나 알 권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판단했다.
교정시설의 구조나 근무체계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도 비공개 대상으로 인정됐다.
수용동별 수용인원과 야간 근무 교도관의 직위·성명, 교정사고 조사 자료 등이 공개되면 시설 구조와 인력 배치, 보안상 취약점 등을 파악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다.
다만 반복 청구의 책임을 모두 수용자에게 돌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용자는 교도소 내부에서 작성되는 문서의 명칭과 종류를 정확히 알기 어렵고, 일부 교정기관의 부정확한 답변이 재청구를 부르기도 한다.
앞서 <더시사법률>은 한 수용자가 징벌 관련 규정을 확인하기 위해 ‘형집행법 시행규칙 제220조 제4·5항’을 청구했지만 교정기관으로부터 해당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은 사례를 보도했다.
수용자 C씨가 청구 대상을 ‘형집행법 제220조 전문’으로 바꿔 다시 요구하자 교정기관은 형집행법이 제137조까지만 규정돼 있다고 답변했다.
수용자가 법률과 시행규칙을 혼동했지만, 담당자가 찾으려는 조항이 형집행법이 아닌 시행규칙에 있다는 점을 안내하지 않으면서 청구가 반복된 것이다.
법령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거나 법령에 대한 해석을 요구하는 행위는 정보공개청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담당자가 관련 규정의 정확한 법령명과 조항을 안내했다면 불필요한 재청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정보공개청구가 징벌처분에 대한 방어권 행사와 직접 연결된 경우에는 법원도 공개 필요성을 인정했다.
서울구치소 수용자가 징벌위원회 회부의 근거가 된 피해자와 목격자의 자술서를 요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개인식별정보를 제외한 진술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진술이 징벌처분의 증거로 사용된 만큼 당사자가 그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고, 개인정보를 삭제한 나머지 부분을 공개하더라도 교정업무에 현실적인 장애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징벌위원회 외부위원의 직업도 위원의 자격과 위원회 구성의 적법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정보로 인정됐다.
권리남용 여부는 단순히 청구 횟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정보가 수용자의 권리구제와 직접 관련돼 있는지, 청구 대상이 구체적으로 특정됐는지, 개인정보나 교정시설 보안정보가 포함돼 있는지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수용자가 제기한 행정소송은 758건이었다.
진행 중이거나 취하된 사건을 제외하고 법원이 판단한 448건 가운데 인용은 45건, 기각·각하는 403건으로 수용자 패소율은 90%였다.
정보공개청구는 수용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제도지만, 목적과 무관한 자료까지 광범위하게 요구하면 교정기관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병선 소망교도소 전문경력관(오산대 겸임교수)은 “수용자는 권리구제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살펴 청구 범위를 구체적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며 “무분별한 청구가 반복되면 교정기관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정작 필요한 정보공개 처리까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정기관도 문서명이나 법령이 잘못 특정됐다는 이유로 단순히 부존재 처리하기보다 정확한 명칭과 조항을 안내해 불필요한 재청구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