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장애인의 영화 관람을 돕기 위한 화면해설과 자막 등의 제공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3일 시청각장애인 4명이 CJ CGV와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을 상대로 낸 차별구제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쟁점은 영화관이 화면해설과 자막 등 장애인의 영화 관람에 필요한 편의를 어느 범위까지 제공해야 하는지였다.
앞서 2심은 좌석이 300석을 넘는 상영관에서 전체 상영 횟수의 3%에 한해 화면해설과 자막을 제공하도록 했다. 영화관의 시설과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해 편의 제공 범위를 상영관 규모와 상영 횟수로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두 기준을 중첩해 적용한 2심 판단이 영화관 사업자의 재정적 부담을 지나치게 고려한 것이라고 봤다.
대법원은 “장애인이 실질적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비장애인 관객에게 과도한 불편이나 혼란을 주지 않는 기준이 무엇인지 함께 살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은 2016년 2월 시작됐다. 시각장애인 2명과 청각·언어장애인 2명은 흥행 영화가 잇따라 천만 관객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장애인은 영화 관람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7년 12월 원고들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제작사나 배급사가 화면해설·자막 파일을 제공한 영화에 대해서는 영화관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FM 보청기기 등 관람 보조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2021년 11월 영화관의 편의 제공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그 범위를 300석 이상 상영관과 전체 상영 횟수의 3%로 축소했다. 원고들이 이에 불복해 상고했고, 대법원은 편의 제공 범위를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날 선고 법정에서는 청각·언어장애가 있는 원고들을 위해 수어통역이 제공됐다. 대법원은 일반 판결문과 별도로 법률용어와 판단 내용을 쉽게 풀어 쓴 ‘이지리드(Easy-Read)’ 판결문도 제공했다. 대법원이 이지리드 판결문을 작성해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