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형자 사회복귀 프로그램 ‘담장 밖으로’…단절 줄이고 정착 돕는다

장기수·무기수도 참여 대상 포함
법무부“교정기관 관심·참여 늘어”

 

법무부가 수형자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과 재범 방지를 위해 사회견학·봉사활동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외부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견학·봉사활동에 참여한 수형자는 3680명으로 전년의 896명보다 4배 넘게 늘었다. 형기 3년 미만 수형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10년 이상 장기수와 무기수도 포함되면서 교정시설 안에서 이뤄지던 사회복귀 준비가 점차 외부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4일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참여자 가운데 형기 3년 미만 수형자는 2113명으로 전체의 57.4%를 차지했다. 10년 이상 15년 미만은 276명, 15년 이상은 255명이었으며 무기수도 2명 참여했다.

 

법무부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전국 교정기관에서 사회견학과 봉사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견학은 희망센터 등 중간처우시설 수형자를 대상으로 마트·시장 방문이나 문화공연 관람 등의 기회를 제공해 출소 후 달라진 사회환경에 적응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봉사활동은 수형자와 교정공무원, 교정위원 등으로 구성된 ‘보라미봉사단’을 중심으로 복지시설 지원이나 농촌 일손돕기 등 지역 수요에 맞춰 진행된다.

 


마트 둘러보고 농촌 일손돕기…교도소 밖에서 사회 적응


활동 장소는 지역 특성과 목적, 수형자의 사회적응과 지역사회 기여 가능성 등을 고려해 각 교정기관이 선정하며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나 사회복지시설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다.

 

서울동부구치소는 매월 인근 노인요양센터를 찾아 청소 등 환경정비 활동을 하고 있으며, 청주교도소는 봄철 옥수수 심기와 여름철 블루베리 농장 잡초 제거 등 농촌 일손돕기를 실시했다.

 

참여 대상은 가석방 신청 수형자와 개방처우급·완화처우급 수형자가 중심이지만 필요한 경우 일반경비처우급 수형자도 포함될 수 있다.

 

장기수와 무기수 역시 배제하지 않고 수용생활 태도와 활동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교도관 회의를 거쳐 대상자를 정한다.

 

법무부는 장기간 수용생활로 단절된 사회와 다시 접촉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응력과 자존감을 높이고 출소 이후의 정착을 돕는 데 제도의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도관 동행·호송차량 이동…외부활동 계호 강화


수형자가 교정시설 밖에서 활동하는 만큼 이동과 현장 활동에는 별도의 계호 절차가 적용된다.

 

교정기관은 도주 위험과 활동 장소의 여건 등을 고려해 사전에 계호계획을 수립하고 교도관을 동행시키며, 수형자는 기관 호송차량을 이용해 이동한다.

 

활동 중에는 지정된 의류를 착용하되 처우상 필요한 경우 모범수형자복이나 본인이 구매한 의류를 지정해 입도록 할 수 있다.

 

민간인과 접촉할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교육도 실시한다.

 

허가 없이 지정 장소를 벗어나거나 외부인을 접촉하는 행위, 계호책임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부정물품을 받거나 숨기는 행위 등이 금지되며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교정기관으로 복귀시키는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회견학·봉사활동 과정에서 민간인과의 접촉으로 문제가 발생해 보고된 사례는 없다.


사회봉사 실적 평가 반영…교정기관 참여 확대


참여 인원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사회봉사 실적을 교정기관의 사회적 처우 운영계획에 반영한 제도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법무부는 2025년부터 사회봉사 등의 실적을 ‘기관별 사회적 처우 계획 인원’에 포함했다. 이에 각 교정기관은 지역농협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발굴하고 보라미봉사단의 농촌 일손돕기를 늘리는 등 외부활동 운영을 활성화했다.

 

수형자는 언젠가 교도소 담장을 나와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간다. 수용 기간 사회와의 단절을 줄이고 출소 전에 달라진 생활환경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도 재범을 막기 위한 교정의 한 과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사회 수요와 수형자의 사회복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회견학·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발굴·운영해 수형자의 원활한 사회 정착과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